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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 사랑의 장편(掌篇)

2011.04.25 09:13

김성찬 조회 수:3832 추천:103



3. 그 사랑의 장편(掌篇)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다. 벌써 두 달 반이나, 예서 머물러 있다. 하갈의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다. 어서 밟고 넘어서라고 그녀의 포주 사라는 촉구하지만, 나는 그녀가 눈에 밟혀 넘어설 수가 없다. 우회할 수도 없다. 유대를 떠나사 다시 갈릴리로 가실새 사마리아로 통행하여야 하겠는지라´ 교리가 그의 종교가 유대 민족 혼이 거부하는 사마리아를 우회하지 않고 예수는 길을 갔다. 굽은 것을 곧게 하시는 스트레이트파마로 무려 다섯 남편을 뒀으나 사람들의 사람일 수 없어 살인광선 번뜩이는 백주 대낮에만 길 나섰던 등 굽은 수가성 여인을 곧게 하시려 직진을 강행하셨다. 하갈을 통과해야만 한다. 아브라함의 죄업을 몸으로 부딪혀야만 한다. 그녀를 통과하지 않고는 모세의 여정을 이어갈 수 없다.

나는 그 샘 앞에 선다. 이건, 수가성 여인이 몸 바쳐 파내려가던 노역의 우물이 아니다. 마른 사막에 촉 내민 연록은 사막을 터치고 솟구친 하갈의 단샘. 처자식을 버린 아비 아브라함을 탓하다가 그 사랑마저 증오한 이스마엘의 후예들에게, 악인과 선인에게 골고루 그 은총의 햇살을 오늘도 한 결 같이 비추어주고 계시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의 사랑의 장편(掌篇). 집 나간 자식 다시 돌아오기만 밤새 기다리시는 기다림으로 긴, 당신의 사랑의 장편(長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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