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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다시 그에 대하여

2009.01.25 23:47

김성찬 조회 수:3185 추천:56

영혼일기 198: 다시 그에 대하여
2009.01.25(주일)


오늘,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그 땅을 다시 맡기셨다. 성도들이 만장일치로 합동을 결의했다. 그래, 그를 그 땅의 청지기로 다시 굳게 세우신 하나님의 뜻이 분명히 있다.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역사의 주관자이며 창조자이신 하나님의 깊으신 뜻이 있다. 내 비록 하나님의 깊으신 뜻을 다 헤아릴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그를 옆에서 지켜본 내 영감에 의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땅을 관리할 만한 자격이 있는 그 선한 청지기에게 그 땅을 다시 맡기셨다는 사실이다.

나는 지난 해 10월 28일자 영혼일기 ‘그에 대하여’라는 글 중에 이런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는 그 외딴, 소외된 땅을 갈무리했다. 부지런히 샘도 파고, 중고 목재 가게에 가서 등짐 져 나른 목재들로 마당에 정자도 마련하고, 잔디도 심고, 앞 뒤 텃밭에 상추도, 배추도, 호박도 심으면서, 동료 선후배 목사들을 불러 없는 살림에, 코스트코산 삼겹살도 땀을 뻘뻘 흘리며 구워 대접하면서, 그는 그 땅을 뱃속 출출한 사람들이 아무 때나 들릴 수 있는 맘 편한 안식처를 만들어 냈다. 말씀과 독서로 보내는 시간 틈틈이 월동준비와 체력 강화를 위해 아름드리 밤나무를 힘껏 찍어내어, 담벼락 가득 장작을 쌓아 놓는 겨울채비를 아끼지 않았다. 서부 개척사의 한 주인공처럼.


그랬다. 정말 그랬다. 그는 지난 5년여 그 땅을 단 한치도 축내지 않고, 그 땅을 온전히 지켜냈고, 그 땅을 동료 목회자들에게 안식과 쉼과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화사한 장미정원 되게 했다. 그는 지난 5년여 단돈 50만원, 70만원의 사례비를 받아왔다. 그 옹색한 교회 살림을 꾸려오면서도 그는 단 한 푼도 그 땅을 담보로 돈을 끌어내지 않고, 그 거룩한 땅을 거룩한 양심으로 지켜왔다. 심지어 차량 기름 값 조차도 교회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신의 헐거운 호주머니를 털어 충당했다. 그 작은 사례비 가운데 헌금과 이런저런 교회를 위한 비용을 쓰고 난 후, 그가 그 아내(사모님)에게 건네 준 사례비는 매달 고작 20여 만 원 정도였다. 그는 지난 5년 여 그간 좀 비축해 두었던 물질로만 경제생활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그 가진 물질도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하여, 미국에서 돌아 와 한국의 교육적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교육 차원의 일정한 학습지원이 절실히 요구되었으나, 그는 물질적 어려움 때문에 그 학습지진 상태에 놓인 아이들을 그 흔한 학원에도 한번 보내지 못한 5년의 내핍생활을 즐겼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지금은 자기 학급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우수한 아이들로 성장했다. 이는 다 그의 말대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지만, 둘째로는 그 부모들의 철저한 신앙교육의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이런 사람이다.

그는 어렵고 힘들었어도, 그 누구에게, 그 어느 교회에 단돈 한 푼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가족들에게 물질적으로 엄격했으나, 타인을 위한 나눔에는 결코 인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게 내가 배운 놀라운 물질관은 이런 것이었다.
늘 얻어먹기만 해서, 그 장미정원에 들릴 적에 어쩌다 한번 씩, 수박이라도 한통 사들고 그 교회를 찾곤 했었다. 그런데 그 때마다 그는 늘 시원한 수박으로 우릴 접대하곤 했다. 웬 수박이냐고 물으면 그는 지난 주 목사님이 사 오신 수박이라고 답하곤 했다. 아니 왜 그 남은 수박 한 덩이, 목사님 댁 애들 갖다 주지 않았냐고 물으면, 그는 해맑게 웃으며 이렇게 답하곤 했다. “교회에 들어오는 모든 것은 교회에서만 사용해야지요.” 그랬다. 그는 교회 냉장고에 수박이 넘쳐나도 절대로 그 한 덩이도 사택으로 가져가는 법이 없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단정하게 그 5년 동안 그 산 속 교회를 홀로 지켜왔다. 그런데 이젠 물질이 동났단다. 먹고 살 것도 없을 만큼 어려워졌단다. 그러던 차 어느 교회 당회에서 만장일치로 그를 청빙하기로 결의했었으나, 그 결의를 통보한 소위 거룩한(?) 하나님의 종들이 그에게 온갖 터무니없는 혐의를 뒤집어씌워 인격 살인을 저질러 버렸다. 그 건강한 그가 생체리듬을 잃었고, 그 여린 아내를 울화병과 우울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사람이 무섭고, 교회가 무섭고, 소위 장로라는 인간들, 그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이들에 대한 영적 신뢰가 무너지며, 목회를 관두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이민 사이트까지도 뒤적였단다. 무죄한 그가 인격적, 목회적 살해를 당한 사실에 몇몇 목회자는 의분을 발했으나, 한 동네에서 그 어떤 부류들은 쾌재를 불렀다는 풍문이 바람결에 실려 왔다. 죽일 놈들.

그는 말했다. 그 외롭고, 힘든 산속에서, 그는 자신을 미국까지 보내어 목회자로 연마해주신 하나님께서, 만일 내게 목양일념으로 일할 터전만 마련해 주신다면 온 힘을 다해 뛰어 보겠다는 영적 소망 - 단지 그것 때문에 교회를 옮겨볼 생각을 가졌었노라고 말했다. 그 백주에 테러당한 교회에 대한 출사표도 그런 이유가 진심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만일 그 장미정원이 목양 가능한 여건이었다면 난 움직이지 않았을 거라고. 그는 피눈물을 쏟는 듯 했다. 그 웃으면서 등에 칼을 꽂은 이들과 한동네에 더 이상 살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난 했다. 아니 그 동네에서 더 이상 살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감정의 동물일진데, 그런 류의 인간들이 활보하는 동네에 그를 두기엔 너무 아까웠고, 위태로웠다. 

그러던 차, 바로 옆 동네 친구 정 목사가 같은 지방회 다른 교회로 청빙 받아 간 것이다. 소속 지방회는 달라도 행정구역은 거의 같은 그 교회에서 합동을 제의해 왔다. 그 장미정원 성도들이 가슴 아픈 화답을 했단다.

“목사님, 그 교회와 합동하면 목사님 생활비는 책임진답니까?”

그 성도들의 질문에 그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고 말했다. 그 장미정원 성도들의 유일한 소원은 자기 담임목사님에게 생활할 수 있을 만큼의 사례를 한번 해 보는 것이었단다. 그 성도들은 그런 조건이 충족되기만 한다면, 그 어디라도 목사님을 따라 가겠노라 앞장섰단다. 그런데 합동하는 교회가 한 지역 안에 있는 교회이며, 거기다 더해 소속 지방회가 달라 그 어떤 이들과 얼굴을 마주할 일이 없는 절묘한 환경에 있는 교회라는 점이다. 자녀교육을 위해서도 너무 좋은 환경으로 인도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 깨끗한 주의 종을 이렇게 멋지게 보호하시고, 연합하는 신앙의 힘을 더 하셔서, 그 어떤 목양의 터전보다 더 신선하고, 순전하고, 장래가 있는 젊은 성도들로 가득한 교회로 준비된 젊은 종을 살짝, 옮겨 주신 것이다. 놀랍도다. 그 오묘하고 절묘한 하나님의 비밀이여! 그래 바울이 젊은 디모데에게 선사한 말씀이 이렇게 임했다.

또한 네가 청년의 정욕을 피하고 주를 깨끗한 마음으로 부르는 자들과 함께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을 좇으라 - 디모데후서 2장 22절

감사하게도, 두 교회는 지근거리에 있고, 오늘 2009년 1월 25일 주일 서울북지방회 장암예향교회와 서울중앙지방회 운화교회는 임시사무총회를 동시에 열어, 양 교회 만장일치로 합법적인 합동을 이루게 되었다. 할렐루야, 아멘!

행여, 만일 이 합법에 시비를 거는 이들이 있다면, 그 시비가 바로 불법임을 분명히 깨달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든 그 터무니없는 시비에는 명백한 대가가 요구된다는 엄격한 사실도 반드시 인지해야 할 것이다. 이제 그는 혼자가 아니다. 그를 돕는 의인 7천명이 그의 배후에 포진하고 있음을 영안을 열어 바라볼지어다. 이 흔들어서 채우시는, 그 풍랑 인하여 더 빨리 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각별한 은총에 감사하며, 다시 한 번 만왕의 왕이신 주님께 경배와 찬양을 드린다. 그리고 이 순결한 목회자의 눈에서 피눈물 흘리게 한 저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생생히 목도하며, 체험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시고, 불결한 자들을 반드시 보복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불꽃같은 눈으로 우릴 감찰하시는 하나님께서는,
그 땅의 청지기는 정승일 목사 밖에 없음을 만천하에 선포하셨다.

난 확신한다.
그 땅을 순결하게 지켜낸 정승일 목사에게, 깨끗한 마음으로 주를 부르는, 두 동기(同期) 정, 정목사님이 헌신한 주의 피로 사신 교회를, 이렇게 극적으로 하나 되게 하셔서, 불같은 부흥을, 그 거룩한 땅을 기반으로 활화산같이 일으켜 주실 것을, 나는 확신한다. 이 일을 위해 주께서 그 땅을 그 누구의 손에도 넘기지 않으신 것이다. 그에게, 그 땅을 통해 새 역사를 이루시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깊으신 뜻을 우린 이제야 깨달아 알았다.  

왜냐하면, 이런 하나님의 깊으신 뜻이 아니고서는,
지난 3개월여,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런 연출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신묘막측(
神妙莫測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신기하고 영묘함)한 연출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호와 닛시 -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