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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 올레^^

2013.08.30 21:56

김성찬 조회 수:2649 추천:29



영혼일기 1407 : 올레^^

2013.08.30(금)

 

...

 

너무 빠른 것은 슬프다

갈 곳이 멀리

마음이 멀리에 있기 때문이다

 

...

 

ㅡ [바깥] 중 / 문태준 

 

 

▷▷▷ 

 

 

빠름 빠름 빠름 올~레^^

 

 

아내가 육순(六旬)을 맞아서야 말(馬)을 갈아탔다

천리마(千里馬)다

 

요사이 태아조차 손에 쥐고 있다는 액세서리를

이제야 접수한 낡은 그녀가 

 

어서

이 천리마(千里馬)를 타고

벌써

저 스마트한 세상으로 멀리멀리 달아 난

당신의 외도(外道)를

뒤쫓아야하는 절박에

 

야생마(野生馬)처럼 

육갑을 떠는 천리마(千里馬)를 붙들고

눈을 희번덕이며 파닥거리고 있다 

 

육순이나 된 이날까지

자축(自祝)만 해 왔던 그녀만의 결혼기념일에 배달 된

저 물건을

결^혼^ 기념일 선물^^이라며

예쁜 척 자처하며 자축하고 있는 그녀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육갑을 짚는 이날까지 다다라 본적이 없는

당신을

야생마(野生馬)처럼

잡아 붙들어 맬 수 없으리

 

천리마처럼 달려 올 내일이

천리마처럼 달아 날 오늘이 

 

빠름 빠름 빠름 올~레^^

 

그 사랑을 미처 따라잡기도 전에

 

오고 있음도

가고 있음도

 

아날로그 그녀는

미처

셈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