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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하나님의 기습

2013.09.07 09:29

김성찬 조회 수:1187 추천:88

영혼이기 1415 : 하나님의 기습

2013.09.07(토)  

 

 

하나님의 기습 

 

 

하나님이 기습했다. 

 

하늘 당신이 여기 지하 생활자의 수기(手記)

그 불청객이 됐다

 

바쁜 당신이 왜 하필 나를 찾았냐고

날 이렇게 비참하게 해도 되냐고

 

나를 털어서 뭘 더 얻겠다고

본디 당신은 잔인하냐고

 

벗을 수치 하나 없는 나를

더 발가벗겨서

백주 대로에 내 세우는 속셈이 뭐냐고

 

당신의 속성이

그렇게 뒷간의 오물처럼 구리고

장마철 내걸린 빨래처럼 비리냐고

 

나는

나에게 들킨 당신을

문밖에 세워 둔 채

검지를 하늘로 불같이 치켜 세운다

 

지금까지 뭐 했냐고?

아니, 당신이 나에게 감히 그런 시비를 걸어 올 수 있나?

 

나는 윗저고리를 벗어 내 던지며

천지사방을 펄펄 턴다

 

결코 내 고개를 숙일 수 없는 당신

적어도 내가 주눅 들 수 없는 당신

 

내게만 없던 당신의 관용

나하고만 뒷거래 없던 당신의 사바사바

내게만 에누리 없던 당신의 공의

 

내가 용서할 수 없는

내부고발자

당신

 

오늘

내 옥창(獄窓)을 기웃거리는

전지(全知)하시다는

거룩한 당신의 품위 없는

막장 기습

 

왜 또 염탐하시려 드는지?

 

털어 봤자, 폭로해 봤자

그 아들의 피로 주고 산

당신의 교회가

 

외려 당신을 부끄럽게 할

하여 당신만 부끄러울

 

더군다나

전제 군주처럼 자신만 품는

당신을 

기습 폭로하고 싶은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