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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베데스다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

2008.04.08 14:05

김성찬 조회 수:3295 추천:73

베데스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난 베데스다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          
                                                               김성찬 목사(양지교회)

난감하다. 적잖이 원고를 써왔지만, 이번에 청탁받은 원고는 그 주제가 나에게는 너무도 버거운 짐이다. 그 주제가 ‘베데스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란다. 베데스다를 사랑하는 사람? 내가? 이런 의구심이 내 안에서 일었지만, 나는 그 원고 청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 믿음을 배반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근 십여년 동안 베데스다 주변을 서성이며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인 양, 얽혀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 접속이 끊긴 후, 난 내가 진정 베데스다를 사랑하는 사람인가 되물었다. 나는 만인 앞에서 베데스다를 사랑하라는 설교는 할 수 있었어도, 내가 베데스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득, 이런 옛 시인 권일송의 시구(詩句)가 뇌리를 스쳤다.

난 조국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랑할 수 없는 조국을 위해 가끔 눈물을 흘리는 밤이 있을 뿐입니다

난 베데스다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 강영우 박사의 아내 석은옥 여사도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만남은 어쩌면 숙명적이었다. 그가 평생 단 한 번 걸스카우트를 방문한 그때, 나는 걸스카우트 신입회원으로 그를 돕는 프로그램에 동참하게 되었다. 아마 그때 하나님께서 내게, 저 불쌍하고 초라해 보이는 맹인 중학생이 10년 후 나의 신랑이 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셨다면 나는 그대로 도망쳤을 것이다."
그대로 도망쳤어야 했을 사랑의 대상. 그러나 그런 그녀가 종국에는 “나는 어때”라고 대시하는 그 무모한, 무차별적인 베데스다의 사랑을 받아 주었단다. 그녀는 그렇게 사랑할 수 없는 사랑의 사랑을, 사랑한 사람이 되었다.

베데스다는 위대하다.
그들은 그 누구라도 무차별적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는 베데스다를 가끔씩 출입하면서 그 무차별적인 사랑에 감격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베데스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말은 없다. 단지, 베데스다가 한결같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있을 뿐이다.
문제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베데스다의 한결같은 사랑에서 너무 멀리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베데스다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이들은 위대하고, 복된 자들이다. 그들은 그 사랑을 사랑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 사랑에서 먼 나는, 그 언제 베데스다를 사랑할 수 있을까?
베데스다여, 그 무차별적인 사랑으로 나를 한결같이 사랑해 다오.
하여, 나도, 그 사랑을 사랑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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