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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6: 이민자 최설용

2019.03.22 19:56

관리자 조회 수:30

캐나다에서 친구 최ㅇㅇ 목사가 모친상을 당해 일시 귀국했다. 그를 대면한 순간, 나는 거울을 다시 들여다 봤다. 나에게만 세월이 비껴간 걸까? 진공관에서, 무균실에서, 시간이 정지 된 엄정 독거 방에서 나는 산 건가? 아님, 방부제 범벅인 불량 식품의 폐해자 인가? 나는. 아니, 아니다. 그는 조로증을 앓았던 게 틀림 없다. 

 

그는 백의 민족으로서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만은 가득했다. 그만치 사랑할 수 없는 조국을 위해 눈물 흘리는 밤이 많았던 모양이다.(권일송) 머리가 하얗게 샐만큼. 

 

그의 동생이 이젠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는 형을 붙잡고 울어줬단다. 각박한 타국의 삶을 그는 이제 접을 수도 없다고 했다. 척박한 땅에 겨우 내린 뿌리를, 계산 없이 거둬들이기에는 근력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리라. 계산 없이 조국을 떠났지만, 이젠 계산 없이는 조국에 돌아 올 수 없는 산수에 얽매이게 된 형국이다.

 

그래도 예수 붙들고 길 나섰으니, 예수 붙들고 천국 입성할 거라는, 오직 예수의 신앙만은 단단해 보였다. 

 

내 맘 속에 믿음 잃지 않고 말씀 속에 위로를 얻네

주님의 도우심 바라보며 모든 어려움 이기도다

흘러가는 순간순간마다 주님 약속 새겨봅니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 은혜로 그/우리를 보호해 주시길

 

2019.03.1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