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 사람이 사람을 돕는 일이란
2019.03.25 22:24
사람이 사람을 돕는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해볼수록 강하게 느껴진다.
적잖은 시간을 들이고,
없는 물질을 투자해야 하고,
제 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몸을 바치고,
뇌곤한 정신을 쏟으며,
미력한 영력까지 동원해야만
구원의 끄나풀이 되는
도스토옙스키의 양파 한 개라도
남에게 건넬 수 있음을 체험하게
된다.
게다가 격려나 지지는커녕,
시기, 질투는 약과고,
음해, 모략,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훼방까지 견뎌내야만
한다.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심판의 표준과 근거하는 말씀이 새삼 동의가
된다.
큰 자란, 세속적 투자의 가치가 되는 대상이라면,
작은 자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같은 대상이다. 시쳇말로 아무런 영양가가 없는 대상. 되려, 욕이나 얻어 먹게 되는 대상.
그래서 그 누가 그랬다.
다~, 필요 없는 짓이라고. ㅠㅠ
그래, 사람을 돕는 일은 모험과 실망이 따르는 법
그래도 그는 그 노고를 쉬지 않는단다.
그 날에, 그 분께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의 말을 듣고 싶은 이유 하나만으로. 이 땅에서는 값도 없고, 빛도 없는 대상을 섬기는 일을 마다할 수 없단다. 빚debt 가운데를 걸으면서도.
달란트란, 자본주의의 표상인 돈이나 땅이나 직위나 동원 가능한 인원 수가 아니다. 특출 난 재능도 아니다. 심판 주께서 우리에게 맡긴 달란트(일)란, 나보다 작은 자를 섬기는 일이다. 아무런 보답이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섬기는 일이다.
닭 가슴살처럼 퍽퍽하다.
퍽퍽한 주일을 앞두고,
다음 주 중에 있을,
누가 시키지도 않는 퍽퍽한 일을 준비하느라 하루가 성가시고, 힘들었다.
오로지
그 심판이 기대되는 하루다.
“거기 너 있었는가?
“십자가 밑에?”
“아니, 작은 자 곁에.”
라고 묻고, 물으실 그 매서운 심문에
“예, 나도 작은 자 곁에.”
라고 대답할 수 있을 알리바이를 조성한,
그 최후의 심판정이 감히(?) 기대 되는,
간ㅇㅇ가 부은,(그래야만 견딜 수 있는)
하루다.
2019.03.23(토) 오후7:50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069 | 3069: 나들이 | 관리자 | 2019.04.11 | 22 |
3068 | 3068: Bond Servant | 관리자 | 2019.04.11 | 54 |
3067 | 3067: 하루 | 관리자 | 2019.04.11 | 31 |
3066 | 3066: 시/본디 양지여 | 관리자 | 2019.04.11 | 28 |
3065 | 3065: 마귀짓 | 관리자 | 2019.04.11 | 23 |
3064 | 3064: 산불 | 관리자 | 2019.04.07 | 23 |
3063 | 3063: 김윤환 | 관리자 | 2019.04.07 | 44 |
3062 | 3062: 허용법칙 김홍찬 | 관리자 | 2019.04.07 | 165 |
3061 | 3061: 사도신경 | 관리자 | 2019.04.07 | 23 |
3060 | 3060: 깨끗한데요 | 관리자 | 2019.04.07 | 33 |
3059 | 3059: 심장 | 관리자 | 2019.04.07 | 21 |
3058 | 3058: 최병문 | 관리자 | 2019.04.07 | 11 |
3057 | 3057: 더조이유니언 2019 전반기 일정 | 관리자 | 2019.04.07 | 41 |
3056 | 3056: 더조이유니언 공개 학술 강좌 | 관리자 | 2019.04.07 | 23 |
3055 | 3055: 더조이유니언 2019 춘계 선유도 컨퍼런스 | 관리자 | 2019.03.29 | 182 |
3054 | 3054: 벌레 | 관리자 | 2019.03.29 | 24 |
3053 | 3053 : 사흘 | 관리자 | 2019.03.29 | 22 |
3052 | 3052: 그건 아니다 | 관리자 | 2019.03.26 | 14 |
3051 | 3051: 참된 기쁨 | 관리자 | 2019.03.25 | 26 |
» | 3050: 사람이 사람을 돕는 일이란 | 관리자 | 2019.03.25 |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