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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를 

글과 사진으로 정리하느라,

오전 3시 경에 잠들었다가,

 

오전 6시에 일어나

경포대를 거쳐서 경포 호수 3.5km를 걸었다.  

 

한 시간 여를 걸으며, 관동별곡의 저자로만 정철이 역사에 남아 있을 수는 없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조선 최고의 시인이자, 조선 최고의 당쟁 투사였던 송강 정철. 나는 그 역사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글과 삶이, 이미지와 실체가 일치하는 삶을 산다는 게, 절대로 쉽지 않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어제 포스팅한 글 속에서,

내가 시인의 순수 감성으로 타인의 고통에 대해 별나게 감응해 온 결과, 내가 받은 것은 무지막지한 배신의 쓴잔 밖에 없다는 회한을 한 톨 내뱉었다.

 

그랬더니, 영감이 남다른 몇몇 페친들이 응원가를 불러주면서 나를 지지 격려해줬다. 

 

특별히 매 사안마다 정의적 질문을 자신에게 먼저 던지는 미국 미쉘 교수께서 나하고만 공유한다며, 오드리 헵번의 아래와 같은 경구를 찍어 보내주셨다.

 

Nothing is more important than empathy for another human being’s suffering.

 

Nothing. Not a career, not wealth, not intelligence, certainly not status.

 

We have to feel for one another if we’re going to survive with dignity.

 

-AUDREY HEPBURN-

 

그렇다. 그것은 나를 종종 낙담시키는 성공도, 부도, 명예와 권세도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다. 

 

내 인생의 모토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그 고통에 감응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품격 있는 삶의 비결이 바로 거기에 있다.

 

그래, 오늘도 우리는 당신들만의 천국을 구가하지 않았다. 우리는 1박2일 강릉 지회 김정식 총무님을 통해 거저 받은 과분한 환대와 대접에 마냥 취해 있지 않았다. 

 

이번 모임에 불참한 우리 총무단 일원인 제주 총무를 함께 기억해냈다. 그는 지금 악성 종양과 맹렬하게 싸우고 있다. 

 

우리가 그를 동시에 기억해 낸 것은, 늘 총무단의 화목과 단결을 선도하는 은사가 남달리 충만한 총무단의 총무, 김희종 경남 남부 총무께서 그를 먼저 기억해내어, 우리 앞에서 호명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를 격려하기 위해 십시일반 물질을 모으기로 했다. 

 

그런 결의가 있은 후, 연장자라며 1박2일 강릉 컨퍼런스 폐회 마무리 멘트를 나에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그 멘트 도중에 제주 총무를 위해 우리 목회자 서로돕기운동 연합 더조이유니언에서도(내 개인적인 후원 외에) 작은 성금을 후원을 하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그랬다. 적어도 나는 오늘 하루를 실패하지 않았다. 존엄한 인간애로 서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짐으로, 우리는 서로가 존엄해진 하루였다. 기실, 인간애 넘친 강릉 컨퍼런스다운 마무리였다.

 

경포대에서는 다섯 개의 달이 뜬다고 하지 않은가? 

 

하늘에, 

바다에, 

호수에, 

술잔에, 

그리고 님의 눈동자에.

 

누정 문학 총아 송강 정철도 누정(풍광이 뛰어난 곳이나 주변의 풍경들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지대가 높은 곳) 경포대에서, 하늘의 달(은총)은 바다에도 뜨고, 호수에도 뜬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을까?

 

공평하신 하늘 우리 아버지께서는 바다에도, 호수에도 달빛을 선사하셨다. 그 공평하신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우리 사람들은 저 만월을 제 것만 삼으려 해서는 안될 것 같다.

 

나 바다처럼,

너 호수에도 달이 떠야하고

 

나 호수처럼

너 바다에도 달이 환해야

 

마땅함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할 것이다.

 

우리는

경포대보다 높은 누정

교회의 첨탑지기이기 때문에

 

감사했고, 행복했다.

 

앙코르~

 

2019.07.09(화) 오후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