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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시/ 선명성 다툼에 부쳐

 

잔칼잡이들의 곁가지치기 벼랑끝 기습이 

칼자루를 쥔 자의 임명 의지를 

더 선명하게 해주었고

 

원줄기의 선명성은 

허깨비들 난장으로 어둔 흰밤에

홀로 빛을 발했나니

 

실체 없는 바람이 

링링을 불러들인 태풍 정국

 

포구에서

모선을 중심으로 선박들을 한 밧줄로 이어 묶듯

 

‘문’틈 흔들리지 않게 

어깨를 서로 옹글지게 겯는 바람막이 쐐기들

 

흙먼지 뒤집어쓰고 사는 농군은

일생 몸으로 체득한 

일소一掃 불가능한 선명 전戰

그 공소 시효도 없는

인간성 파멸 흑역사黑歷史 앞에서

 

발등의 불

낙과를 염려하며

 

차라리 

미세 먼지 봄날을 그리워하고

있지나 않을지

 

2019.09.07(토)

 

아래 사진- 예전, 마라도 행 바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