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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악덕 치과-재료 안 든 재료비까지 청구한

어제, 나는 단골로 다니는 치과에서, 그동안 신경 치료를 해오던 어금니 본을 뜬 후, 보철물을 부착했다. 그런데 오늘 점심 식사 후, 칫솔질을 한 다음 늘 하던대로 치실로 치아 사이를 다듬다가 그만, 어제 끼어놓은 보철물을 잡아당겨 탈착시켜 버렸다. 난감했다. 내 단골 치과는 먼 데 위치해 있어서, 보철물에 본드 발라 재부착하는 단순한 공정 때문에, 주치의를 찾아 한나절 걸리는 원족을 강행하기에는 시간상 무리였기 때문이다.

하여, 보철물 재부착하는데 소요 되는 경비가 얼마냐고 단골 치과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3~4천 원 받을 거라고 했다. 내가 일부러 보철 재부착 비용을 물었던 것은 우리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있는 치과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내 단골 주치의는 과잉 진료 없는 자연주의 치료를 하는 정직한 분이다. 그는 과묵하다. 그 치료실에는 찬송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안다. 자기 자랑 한 마디 없이, 내 어금니의 경우도 어떻게든 내 본 치아를 살리는 방법을 강구하느라 애쓰는 게 보였다.

그런데 우리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자리 잡은 치과는 내 단골 치과와 너무 비교가 된다. 말이 많고, 늘 치아가 죄다 썩었다는 식이다. 오죽했으면 어느 정직한 치과 의사가 치아 충치 운운하는 치과 의사들의 말을 믿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떠들었을까.

그래서 지난 십수 년 동안 오늘까지 겨우 서너 번 갔을 거다. 찜찜했지만 응급처치를 하러 갔다. 오늘도 보철물 재부착만 해주면 되는데, 치아 여기저기를 건드리며 은근히 내 주치의를 디스하기도 했다. 학벌 사회를 추종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 주치의 다니엘 치과 이도환 의사 선생은 서울대 치대 출신 부부 치과 의사다. 화가 나니까 이런 소리까지 내뱉는다.

단순한 보철물 재부착을 하고 나서 계산대 앞에 섰더니, 그 단순한 공정비를 19,300원이나 내라고 했다. 기가 막혔다. 많아야 5,000여 원 든다는 보철물 재부착 비용을 내가 아는 정보보다 4배나 더 받는 게 아닌가? 보철물 한 개 본드로 부착해 주는 값이 공단 부담금 포함 4만여 원이라니. ㅉㅉ

“우리 치과에서 보철물을 만든 게 아니라서, 그렇다”라고 간호사가 퉁치듯 내쏘았다. 말이 되지 않았다. 원장을 만났다. 치아 전문 그림책을 펴놓고, 주절주절 보철물을 재부착하는 과정을 복잡하게 설명하며, 과잉 진료한 여러 이유를 갖다가 붙였다. 한참 듣다가 “여기 보철물 10,000원은 어떻게 계산 된 거냐?” 물었더니, 일순 굳어지며 아무 대꾸를 못한 채, 간호사에게 “보철물 값 10,000원을 뺀 9,300원만 받아”라고 내뱉고는 사과 한 마디 없이 이내 자리를 떴다. 보철물을 재부착하러 온 환자에게 보철물 값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린가? 보철물 재료비 한 톨 들어가지 않은 공정에 <재료 안 든 재료비>를 청구하는 치과도, 세상에 여기에 있다. 결과적으로 나는 내 단골 치과 가격보다 두 배나 더 냈다. 더 이상 다투고 싶지 않아서였다. 우리 아파트, 우리 동네 사람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는지? 고객을 속된 말로 호구로, 봉으로 보지 않고는 이럴 수가 없다, 여겨졌다.

신상을 공개하고 싶지만, 참는다.
그 돈독오른 치과 의사에게 입 벌리고 앉아 있던 환자들이, 너무 가여웠다.

2020.02.06(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