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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2: 외롬 경환 형

2021.10.11 19:07

관리자 조회 수:0

4142

경환 형께 들렀다. 군자 누나를 보내고 근 일 년여를 홀로 지내고 계신다. 천국에 먼저 가신 부인 김군자 사모님에 대한 애도가 여전히 깊었다. 하여, 자녀들이 자기네들 곁으로 오시라고 하지만, 고향의 품 같은 아내와 함께 살던 집에서 떠날 생각이 없다고 하셨다.  

 

천국 입성 시 큰 환대를 받는 어머니를 먼저 간 딸이 천국에서 영접했다는 꿈을 아들이 꿨다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처녀 때부터 직장(공무원)과 교회만 오가며 오로지 기도 생활에 전념하며, 불신 친정 식구들을 모두 든든한 믿음의 사람들로 세웠고, 매일 조석으로 가정 예배를 드리며 자녀들 신앙 교육에 올인한 어머니였다고 증언하셨다. 그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SKY대 출신들인 5남매 중, 큰 딸은 판사, 두 아들과 두 딸은 다들 목회자가 되었으니, 열매를 보아 나무를 안다는 말처럼, 김군자 사모님의 등굣길 자녀들을 꼭 끌어 안고 빌고 빌어줬던 축복 기도가 신앙 교육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권능이었는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서울대 출신 큰 아들 혜진 목사는 어려운 이민 개척 목회 불과 수년 만에 1,000여 명이나 되는 대교회를 이룬 것도 부인 사모님의 자녀 신앙 교육의 열매라고 하셨다. 목회적으로는 받은 바 치유의 은사로 한센병 환자의 고름까지 손수 짜내주는 헌신을 아끼지 않는 등, 숱한 영혼들을 치유한 사역자셨다고 말을 이어가셨다.

 

그랬지만, 홀로 남은 외로움은 견디기 쉽지 않다고 하시며, 홀로 저녁 밥을 먹다가 불현듯 붉어지는 눈시울을 감당하기가 여전히 힘드시단다. 아픈 사모 간병할 때는 내가 집안 일을 다했어도 힘든지 몰랐는데, 나 혼자 먹자고 밥해 먹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식단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기에 왜곡된 신체 현상으로 이젠 건강 관리에 유의하고 있다고 하셨다. 

 

동행한 황 목사님께서도 일찍 남편을 여의신 탓에 동병상련의 아픔을 한동안 서로 나누셨다. 돌아 오는 길에, 황 목사님께서 “이 목사님, 모처럼 하고픈 말 많이 하셔서 오늘 밤 단잠 주무실 거”라고 했다.  

 

“나처럼 인생 잘 산 사람도 드물거라”고 하셨다는 군자 사모님께서 이 밤 이 목사님 꿈에 나타나실 것만 같다. 그리고 ‘나만 먼저 이 좋은 천국에 온 것 미안하고, 당신 세상 사는 동안에 외롭지 않을 하늘 배려가 있길 기도한다’고 하시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 말해주길 나는 빌었다. 품 넓은 군자 누나는 내 기원에 동의해 주시리라 나는 굳게 믿으며. 그랬다. 그랬어.

 

2021.10.08(금)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