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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8: 100만 원

2022.08.11 16:31

관리자 조회 수:17

4578

주일 오전 예배를 마친 시간, 12시 10분 경에 은퇴 선배 L 목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 동네 작은교회 순례 예배 드리러왔는데, 예배가 막 끝났다며, 점심을 같이 하자고 하셨다.

 

지난 며칠 전, 자칭 선지자 전ㅇㅇ목사네 집회엘 다녀오셨단다. 왜, 거길? 후배 C 목사가 그 교회 집회에 가면 은퇴/원로 목사들에게 각각 100만 원씩을 준다는데, 자기네 집안 경제가 심히 어려우니까, 당신도 가서 100만 원 받아 소개해 준 나에게 50만 원을 줬으면 한다고, 사정사정해서 그 집회에 참석했단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집회는 예배당을 꽉 채운 은퇴/원로 목사들의 맹신적 지지 열기로 충만했단다. 그 선배는 말로만 듣던 전 아무개 목사의 실체를 생생하게 목도했단다.  

 

죽을 맛이었는데, 무려 오후 4시까지 집회가 계속되더란다. 선배의 허리 뒤춤을 꽉 틀어쥐고, 돈 받을 때까지 이탈하지 못하게 막아선 후배 은퇴 목사 때문에, 꼼짝없이 머리를 처박고 집회가 끝날 때까지 붙들려 있었단다.  

 

근데 정말로 퇴장하는 은퇴/원로들에게 봉투를 하나씩 줬는데, 자신은 봉투를 받자마자 내용물 확인도 안 하고, 후배 목사 손에 통째로 쥐여주고는, 걸음아 나 살려라는 식으로 그 예배당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배꼽을 쥐고 웃었다. 눈물이 났다.

웃프다는 말이 있다. 그래, 웃겼으나 슬펐다.

 

거금 100만 원.

 

군핍한 후배 목회자들에게 국밥 한 그릇 사준 적이 없는 어느 목사는 무슨 감투쓰려고 원로 목사들을 불러서, 각각 100만 원씩이나 줬다는 이야기를 몇 해 전에 들은 적이 있다. 혼자 거룩하고, 공의롭고, 개혁적이고, 청렴하고, 투명한 위인인 양, 가증스러운 행세를 일삼는 어느 식언 이미지스트도 그랬었다. 

 

현찰 같은 구원의 징표 100만 원  

 

은퇴/원로 목사들은 물러나면 그게 목회의 끝이라는 착각을 하는가 보다. 단돈 100만 원에 윤리도, 도덕도, 쥐꼬리만한 자존심도 자진 무장해제하는 은퇴/원로 목사들도 가련하지만, 은퇴/원로 목사들을 단돈 100만 원짜리 취급하는 현역들도 가련하긴 마찬가지다.

 

전ㅇㅇ의 생명책에 기록되는 영광을 현찰로 확인한 은퇴/원로들의 득의만면한 현세적 구원의 확신. 지역 패권주의와 극우 파시즘에 뿌리를 둔 메시아 콤플렉스 환자의 장광설에 환호작약하는 은퇴자들의 추태. 자신의 원로 목사를 사회법에 고소하는 또 하나의 위인이,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가야 할 은퇴/원로들의 마지막 남은 그 명예까지 매표(買票)하려든, 구원의 현세적 징표 현찰 100만 원으로 더럽힌 한국교회. 그릇된 돈 많은 목사들. 

 

회칠한 무덤이 따로 없다. 

돈칠한 무덤이 따로 없다.

 

돈으로도 못 가요 하나님 나라 

유아들에게는 그렇게 가르치면서,

돈 없으면 못 가는 하나님 나라,를 

몸 개그배틀하고 있다.

 

제 세상 만났다고, 길길이 날뛰고 있다.  

실상은 무당, 신천지, 통일교가 대세인 우상/사이비 전성시대인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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