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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5:우린 수어지교(水魚之交)

2022.11.02 08:47

관리자 조회 수:83

4675 

고산 윤선도는 일생을 거의 다 유배 생활로 보내면서, 물과 바위, 소나무와 대나무 그리고 달을 온 벗삼았다. 그 유명한 오우가(五友歌)가 그것이다.

근데, 나는 인복이 많아서 적어도 오인가를 부를 수 있다. 오늘도 지음지기(知音知己;소리를 듣고 나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한 친구)들과 맛난 것을 먹으면서, 서로의 속마음을 나누며, 서로를 존중해주며, 서로를 귀히 여기며, 방한복처럼 두텁고, 난초처럼 향내나고, 돌처럼 단단하며, 헌옷처럼 편한한, 벌거숭이로 흉허물 없는 친밀감을 주고 받는 복되고, 행복한 간담상조(肝膽相照;간과 쓸개를 서로 꺼내보일 정도로 서로 마음을 터넣고 사귀는 사이를 뜻함.)의 우정을 나누는 달콤한 시간 함께 보냈다. 차 태워주고, 차 사주고, 밥 사주고, 각양 각종의 선물과 먹거리까지 챙겨줬다. 용돈은 안줬다. ㅋㅋ
막역지우(莫逆之友;거슬릴 것이 없어 허물없이 지내는 매우 가까운 친구)들과 망중한을 보내고 있던 시간에, 죽마고우(竹馬故友;어릴적부터 함께 죽마를 타고 놀던 매우 친한 친구) 부부가 전화 걸어왔다. “너무 말랐어요, 단백질 보충하세요. 계란과 두부를 상복하세요. 꼭 요, 글고 우리가 맛난 바베큐 해드릴테니 연락하면 득달같이 오세요. 알았죠?” 죽마고우 황 장로의 부인 배 권사의 당부였다. 엔돌핀이 솟구쳐 올랐다.
감사하다. 이미 우린 수어지교(水魚之交;물과 물고기의 관계처럼 서로 뗄 수 없을 정도로 친한 사이)다. 이 소중한 우정을 주께서 부르실 그날까지, 이어가리라 믿는다. 나는 부족하지만, 내 연약함을 그 어떤 경우에나 보듬어 안아주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감사감사. 꾸벅^^

2022.10.13(목) 밤이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