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70:자살당했다
2023.03.15 09:40
4870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천근 납덩이 된 시신이 땅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훌륭한 인품을 지닌 유능했다던 전직 공무원이 자살을 했다.
애석하다.
어떤 방패라도 단번에 뚫어 버린다는 창(矛 창 모)과 어떤 창이라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盾 방패 순)가 일합을 겨누는 대련에 애먼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대련이 아니라, 너 죽고 나 살자는 5연속 필살기다.
“자살당했다.”
피동태를 구사하고 있다.
‘by 창? or 방패?’
창이냐? 방패냐?
서로 다른 가해자를 여야가 내세우며 핏대를 돋우고 있다.
모순(矛盾)이다.
모순이란 두 가지의 판단이나 사상이 서로 배타적이어서 양립할 수 없는 관계,라는 뜻도 있지만 헤겔의 변증법에서, 대립물이 논리적인 이념의 발전을 초래하게 하는 적극적인 계기,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
말장난의 발전을 이루는 적극적인 계기로 삼지 않길 바란다.
명예훼손보다 더 큰 자살당하는 이유는 없다.
시신이라도 편히 쉬게 하라!!
2023.03.1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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