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4873시 헤픈 밤

2023.03.15 09:53

관리자 조회 수:23

4873 

 

헤픈 밤이었다
소설이 마려웠다 배설은 못했다 지린내를 풍길 용기가 부족했다 서린 품격이 아직은 문란해지지 않았다 수년간 범처럼 단단하게 걸어 잠갔던 무기력한 분노가 야음을 타고 제풀에 봄처럼 풀려 버렸다 밤 하늘을 떠돌았다 머리털로 신 삼아줘도 부족할 짐승이 짐승답게 익명으로 벌인 무고한 음해 공작에 일절 무대응으로 일관한 의연했던 신앙 인격을 굳게 잡아매고 있던 고리가 삐걱댔다 마구 흔들렸다 표적에 거총조차 신의神意를 기다리던 게으름과 자기 결백과 무른 관용으로 시도하지 못했다 우물쭈물하다가 몸에 심한 압박이 왔다 병이 되지 않고 능력이 되게 해달라는 신원을 하늘에 올렸으나 낫기는커녕 심근경색만이 더해졌다 너무 끔찍해 들여다보기도 힘든 파계승의 소설들 소설을 소설로 맞서볼까 하다가도 이후 진행될 이전투구 과정을 감내할 의지도 양식도 없다 여겨져서 소설을 쓸 수 없었다 어영부영 천년 불편한 심기를 근인 치료 없이 다독이다가 무의식 상태에서 압통이 누수됐다 머리 높은 기품과 장망성에 대한 긍휼과 사술 없는 새하늘과 새땅을 바라는 천년 인내와 속인 일 수 결코 없어 칼자루를 쥔 상태에서도 칼을 빼지 않았던 신앙 인격자로서의 자부심이 픽션 같은 야밤을 타 풀려 버린 거룩한 존전에서 허리 띠 풀려 버린
헤픈 밤이었다
2023.03.13(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86 4886: 협상/ 관리자 2023.03.23 33
4885 4885: 산책 관리자 2023.03.23 32
4884 4884: 시 봄 관리자 2023.03.23 32
4883 4883: 그대 우원 군!! 관리자 2023.03.23 32
4882 4882: 시 우원이가 관리자 2023.03.23 32
4881 4881: 시 입으로만 외 관리자 2023.03.23 32
4880 4880: 시 참회 관리자 2023.03.17 51
4879 4879:시 접속 관리자 2023.03.17 51
4878 4878: 어울림센터 관리자 2023.03.16 53
4877 4877: 강제 동원 : 관리자 2023.03.15 57
4876 4876: 더조이유니언 이야기 284 설경숙 관리자 2023.03.15 57
4875 4875부활절 설교?! 관리자 2023.03.15 23
4874 4874하임이 일본행 관리자 2023.03.15 22
» 4873시 헤픈 밤 관리자 2023.03.15 23
4872 4872 펜홀더 관리자 2023.03.15 19
4871 4871 더조이유니언 이야기 283 황진구 관리자 2023.03.15 19
4870 4870:자살당했다 관리자 2023.03.15 20
4869 4869: 밥집을 안 했으면 관리자 2023.03.15 19
4868 4868:시 억지로라도 관리자 2023.03.09 35
4867 4867:시 마늘 관리자 2023.03.09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