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9 :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2023.11.01 12:33
5199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2023.10.31(주일)
<특집 10.29 참사 추모 시>
반 무릎만 /김성찬
태초에
큰 질량의 희생을 바랐던 샤먼의 기원이 있었습니다
선재한 기원을 이룰 덫이
비탈지고 좁디좁은 스올*의 해방구에 놓였습니다.
일방통행하던 공권력이 뒤엉킨 쌍방통행을 수수방관함으로
죽어도 너무나도 많이 죽었다며살아남아 미안하다고 청춘이 흐느꼈습니다
한 줄기 휘슬에도 백만 무사고 길거리 응원을
거뜬히 해낸 유전자들이
넝쿨 호박처럼 지천에 나뒹군
꺾인 꽃들이 장작더미 마냥 6미터 높이로 켜켜이 쌓인
세계전도世界全圖가 불과 사십 미터 골목길에서 짓구겨진
더할 나위 없이 받은 전 지구적 각광이었습니다
일점 영정 사진도 없이 한 획 위패도 없이
흔적을 지우듯 존재를 지우며
상식을 뒤집듯 근조 리본도 뒤집은 건
희대의 미스터리 샤먼의 금줄이었습니다
피 끓는 미래가 집단 압사 당하기 적어도 4시간 전,
숨 막혀 죽어가고 있어요, 여기. 다투어 타전했던
모두가 모두에게 SOS 당사자였다는 사실을 감춘
저항할 수 없을 만큼 억누를 애도란 있을 수 없음을 간과한
낮은 애도마저 아예 숨죽이려 강제한 밤낮 없던 접신接神
예언 인신공양이 이룰 성취 국운상승이란 없었습니다
빼앗긴 골든타임에 마른 눈물 다시 짜내며
함구령 168 시간 동안에 가온머리가 변질시켜버린
희생양은커녕 사고‧사망자 된 영혼들을
참사‧희생자로 복권시키려 드는 때늦은 심폐소생술로
헉헉대는 여기는 여전히 스올입니다
애도가 수치입니다 추모가 사치입니다
반 무릎만 꿇습니다
우리는 부족하여도 꽃으로 영접하실
그 긍휼 앞에
______
*스올(Sheol) 지옥, Seoul.
<<생명과 문학>>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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