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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터키 20. 귤레귤레

2018.04.13 09:19

관리자 조회 수:741

2018 터키 20.

 

귤레귤레 

헤어지면서 하는 터키 인사 말

 

근심, 걱정, 모든 염려 죄다 말마다 바다에 수장시켜 버리고 가세요. 터키에서 배운대로 모든 문제, 그건 문제 없는, 문제도 아닌 것 - No Problem일 뿐이니까요. 짧은 만남 긴 여운을 남기는 인연이었으면 해요. 

 

우린 헤어졌다. 젊은 처자가 머나 먼 이국 땅에서 투어 가이드 생활을 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마니 애처로웠는데, 적잖은 풍상을 겪었을 그녀의 모진 세월이 그런 깊은 생존의 지혜를 자아내게 했나 보다. 지혜의 전당 아야소피아의 기운 때문일까?

 

이스탄불은 삼위일체의 도시다.

나 이렇게 그 근거를 짜냈다.

 

말마라-보스포러스-골든 혼(말발굽 형태의 지형:천연 항구)

세 바다가 만나는 곳.

과거에 미래를 설계하던 사람들이 현재인 오늘을 살아가는,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3시제의 시공간.

아시아-유럽-아프리카 세 대륙의 관절 같은 가교.

개신교-가톨릭-이슬람 3개 종교가 공생하는 종교 비무장 지대.

 

이슬람은 숫자 3을 기피한단다. 

이유는 사람 셋이 모이면 반드시 싸우게 되어 있다는 거다.

 

그런데 이스탄불은 삼위일체의 장점을 멋지게 구현해 낸 도시다. 기피한 숫자로 유지되는 도시. 이게 아이러니한 세상이고, 사람사는 일 아닌가?

 

자연스레, 

‘인간 공생의 역사와 신의 화합 섭리’라는 

명제가 떠오른다.

 

내가 한판 파이를 나누는 마지막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독식하지 않는 지혜로, 이스탄불은 아야소피아Ayasopia 성당에서, 그 어느 특정 종교만의 예배 행위를 금해 오고 있다. 전략적 공생의 지혜를 발한 거다.

 

역사를 완성하실 신의 섭리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오늘 우리 눈에 뵈는 결과물 또한 그 완성을 향해가는 한 과정일 뿐이다. 

 

언제 이스탄불 시내를 덮고 있는 이슬람 사원 첨탑이 십자가 종탑으로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비잔틴이, 동로마제국이 오스만 제국에 의해 쓰러질 줄 상상도 못했던 것처럼. 성 소피아 성당이 회교도들의 의해 성상이 파괴되고, 성당 내부의 벽화들이 석회로 덧칠될 줄을 예상이나 했겠는가?

 

그래서 한치 앞도 모르는 인간들이 서로 독식을 피하며 공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아야소피아 성당이 드러내 보인 현실이란, 어느 한편에만 칼 자루를 쥐어주지 아니하심으로, 인간들 사이에 본의 아닌 화합을 이루게 하려는 신의 섭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 신은 어느 한편의 손만 들어주는 분이 아니다. 알곡과 가라지가 같은 밭에서 자라도록 용납하는 분이다.

 

마찬가지로,

기쁨과 슬픔도 그러하고

풍요와 빈곤도 그러하며

희망과 절망도 그러하니

 

귤레귤레 

그래그래

 

그 어떤 상황도 역전될 수 있기에, 될 것이기에

 

귤레귤레 

그래그래  

 

그 어떤 경우에도 염려로 죽지 않는

No Problem!! 소피아(지혜)를 발하는

나나조나나의 투어 동지들이길 바라며,

삼위일체의 땅을 떠난다.

 

귤레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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