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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0: 왈칵

2013.10.19 22:51

김성찬 조회 수:4085 추천:95



영혼일기 1460 : 왈칵

2013.10.19(토) 

 

왈칵

 

너인 나를 쏟아냈다

날 넘쳐흐르게 한

너의 내가 도사린 네 안의 나

 

인천 국제공항 입국장 D라인에서

부지런히 여닫히던

먼데 문 틈새로 언뜻 휠체어에 실려 나오는

유에스에이 시민권자인 그녀의 실루엣이

네 안의 나로

클로즈업 되던 순간

 

연신 마른 목을 축이던 종이컵이

절로 움켜 쥔 손아귀에서 콱 찌그러졌다

 

다리가 이내 풀리고 허리가 우지끈 내려앉아

너의 내 휠체어에 너의 나를 말아 싣고

도미渡美 30주년기념

귀국환영식에 함께 올랐다

 

찰칵찰칵찰칵

세월의 흔적을 함부로 각인하려드는 환영객들의

시절 좋아져 경쾌한 셔터 스피드에 반색하다가

 

제 몸에서 우러난 천연 색조 화장으로

도사리(낙과)처럼 누우렇던 낯 빛. 

갖은 고초와 시련, 모진 궁핍, 악성 종양, 죽을 인내가 복수腹水 된 모든 오물 찌꺼기들 모조리, 

제 여린 몸에 홀로 쓸어안고 폐선 되어 돌아 온

마루타의 화상畵像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나의 너는 손사래를 치며 입국인사를 갈음한다

 

제국의 하늘 아랜 예외 없이 생체실험장이 자리하나 보다

혼성성의 생물학적 우월성도 백색 공포에 숨죽이는,

문턱 높은, 오바마 특별법으로도 처치 불가능한 응급 처치실하며,

자본주의 톱니바퀴에 짓눌려 압사당해, 펄떡이는 생을 자본에 압류당한

마루타로 불리는 코메리칸의 25시로 작동되는

흡혈 신제국 유에스에이를 향해

너의 나는 엘로우카드를 뽑아든다

 

너의 나의 치기어린

약발 없는 경고 U.S.A에

배시시 웃어넘기는 나의 너

 

음습한 수도원 묵은 먼지 뽀얗게 쌓인

노리끼리한 유일신론 고서에만 칩거하는 

당신께

유일회적인 생을 죄다 바친 나의 너는

 

U.S.A를 넘어 하늘들의 하늘로

만인의 공분을 불태우며

 

움직이지 않는 신

공대恭待만 받는 유일무이한 

초월적 당신께

거총한 너의 내 손을

 

가만가만 잡아끌어

너의 내 안에 있는 공이를 제거하며

너의 내 손, 나의 네 손을 끌어 모아

겟세마네의 손기도로

 

바르르

사력死力을 다해

하늘 당신께

감사 일념으로

맞선다

 

“…….”

 

왈칵

하늘이 쏟아졌다

 

하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