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7: 새 모드로 진입한, 나의 초상
2013.05.08 23:07
영혼일기 1287: 새 모드로 진입한, 나의 초상
2013.05.08(수)
어버이 날
나리가 그려 준
나의 초상
BEFORE & AFTER
울 아빠가 늙었어.
턱에 살집이 잡혀.
아이가 데생을 하다가 혼잣말을 내뱉었다.
철학자의 하나님에서 엔터테이너의 하나님으로,
성전환하듯 나는 나를 윤색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이젠 더 이상 심오해지지 않도록
나를 뽀샵하고 나선 2013년
기름진 땅에서 노니는 살찐 바산의 암소처럼 치장해 댄
나를 나는 반색했다
넉살과 여유, 풍요와 윤택, 긍정과 호혜, 마일드&텐더
변화로 변화를 이끌어 내기
막판 뒤집기
단풍든건가?
그래 나도 마지 못해 늙어간다.
허나
턱살이 잡혀도,
그래도 여전히
내 눈은
슬픈 기색을 감출 길 없으니
그 아이의 눈에 비친
나도 어쩔 수없이 동의하는
난
아직도
슬픈 열대
촉촉한 우기만을 기다리는
늦은 비의 축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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