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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사랑의 건축학 원론 2

2012.11.15 10:36

김성찬 조회 수:545 추천:37





영혼일기 1123: 詩/ 사랑의 건축학 원론 2

2012.11.15(목)

 

 

詩/ 사랑의 건축학 원론 2


가닿지 말라

사랑은 목마름으로만 꽃이 되나니
타는 목마름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니

내리닫는 종유석과 타오르는 석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초침처럼 합체를 서두르는 저 연모

사랑 건축학 원론 제2장 1조

자라는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면 석주가 된다

석주는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종유석과 석순 각기 다른 두 이름의 다른 말이다
합체는 사랑의 장송곡일 뿐

사랑은 사랑과 사랑 사이에만 있나니

사랑과 사랑 사이를
삼백예순날 휘감아 돌며 일렁이는 저 바람 속에

사랑을 지향하나 그 사랑에 가닿을 수 없어
제자리에서만 파르르 떨고 서 있는 나침반의 지침 위에

입맞춤 없는 입맞춤으로만
애태우며 타오르는 저 황홀한 정염의 불길 속에

사이의 사이에만 사랑은 있나니

가닿지 말라
가닿는 순간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