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6: 흰 예복
2011.08.30 18:44
영혼일기 786: 흰 예복
2011.08.30(화)
詩/ 흰 예복
천마산 밑 먹고개(墨峴里)에서
새성전건축 자선바자회가 열린다는 전통을 받고
번개처럼 출몰한 믿음의 동지들과
벌건 여름을 태우며
가을타는 심사를 다투어 자선하다가
장의행렬을 선도하는 주검처럼 어둔
명도제로 크렘린 제복만
반달곰처럼 일생 고수하던 고착을
한 주 앞둔 열린 음악회가 연 열린 맘으로
백기 투항 하듯 벗어 내던져 버리고
갈아입은 흰 예복
일 년의 단 하루
광대가 아니고서는 두 번 이상 입을 수 없다는
연중 단 하루만 착복이 가능한
대속죄일의 제복마냥
단 한 번으로 일생을 소비해도 좋을 순결을 바치는 맘으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낯 간지런 맘 열어 몸 연
이 눈부신 낭비
골고다의 홍포를 벗겨낸 자리에
빈 무덤의 세마포로 치장하듯
죽어 다시 사는 부활의 백색 광채로
어둔 주검을 깨어
일어나 빛을 발하게 하소서
흰 예복 입고
주의 나라 들림 받아 길이 사는
이 땅에서의 예행연습이
평생 단 한 번이 될지라도
그 거룩,에 백의종군하는
단 한 날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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