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1: 기도를 주세요 - 순담 계곡 일기 1
2012.05.08 23:15
영혼일기 991: 기도를 주세요 - 순담 계곡 일기 1
2012. 5.8(화)
기도를 주세요 - 순담계곡 일기 1
엎드려
머리를 조아린다
천 년 만에
출근 길
신호등 없는 로터리에서
촌각을 다투는 차량들처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얼키설키 꼬인 기도말 다툼이
뇌리 속에서
인다
무엇을
무엇부터
누구를
누구부터
당신께 구하는 이유가
당신을 구하는 연유가
기도의 무정부상태
천 년 묵은 세월에 뒤엉킨 퍼즐마냥
기도 마당에 기도 덤불이 쑥대밭을 이뤘으니
구국기도동산을 이룬 화단(火壇) 유재헌의 토굴 속 구국일념 주문도
아버지 아시지요 도우소서 - 흔적 없는 사막 교부의 정제된 기도문도
아들 딸 잘 먹고 잘 살게 해달라는 범부의 허기진 소원도
예수 신랑 고대가로 밤을 지새우는 청상과부의 욕정 발린 탄식도
하루에 삼천 명 씩 흥왕하는 교회되게 해달라는 가없는 왕성 기도도
기도줄 되지 않는
기도의 미로(迷路)에서
철 잃은 오월의 땡볕을 피해
파고든
선선한 응답 굴에서
반 편 된 무릎에
반 백 된 머리를 조아리며
달 여울 소리로 구하네
기도를 주세요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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