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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9: 詩/백년 만에

2011.07.28 22:43

김성찬 조회 수:623 추천:44

영혼일기 759: 詩/백년 만에
2011.07.26(화)


詩/백년 만에


백년 만에 전무한 기록을 세운
단 사흘 만에 미친 존재감을 과시한
칠백 밀리미터 폭우(暴雨)

수마(水魔)에 일상을 급습 당한 우면산 기슭에서는
밤새 그리움 된 쥔 할머니의 흔적을 찾느라
토사곽란을 일으킨 벌건 산기슭을 역류하는

쥔 잃그리움 된

누렁이의 처연한 눈빛이 아리다

황망히 주검 된 사람이 아니라
돌아 올 길 없는 주인을 찾아 무너진 산기슭을 서성이는
저 미물의 눈망울이 눈에 더 밟히는 이유가 뭐냐고
면구스런 내심을 주고받으며 오가던
언뜻 비 그친 산책길에서

연일연야 쉼 없는 빗길에
단전(斷電)된 달빛만을 매양 바라다가
길바닥에 몸져누운 달맞이꽃 덤불이
발에 밟혀 토해 낸 그리움을 본다

진창에 묻힌 생 떼 같은 자식들의 주검보다
천 년 세월로도 삭일 수 없을
그리움 된 내일이 더 애절한 저 통곡은
물대포로 토사를 씻어내듯 쉬 지워버릴 수는 없으리
비 갠 머언 먼 훗날에도 그칠 리가 없으리

참다못해 백년 만에 분출된

기원을 알 길 없는 인간고(人間苦)
웅숭깊은

가없는 그리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