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6: 詩/사산(死産)
2011.08.05 22:32
영혼일기 766: 詩/사산(死産)
2011.08.05(금)
詩/사산(死産)
기어이 새 빛이 사산(死産)되었다
한 때
새 빛이라 여긴
그 빛은
새 빛이 아니었다
단지
보다 늦어서 새 빛이라 여긴
신출내기에 대한 진화론적 기대는
시날 평지의 바벨탑처럼
여지없이 우리 안에서
일순 무너져 내렸다
새내기가 새 빛이 아니다
해 아래 새 것이 없기에
이미 헌 것이었던 새 것 속에
기어이 전이된 악성 DNA가 넘나들며
무선 광렌보다 빠른 갖은 음해와 살의를 퍼 나른
관객들의 얼을 뺀 망나니의 칼춤은
새 빛을 표방한 구습의 블루스
교교히 흐르는 레퀴엠 속에서
황홀한 죽음의 입맞춤을 탐닉하던 악의 꽃들은
인공의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사이키 조명이 은닉한
제 신분조차 분간 못한 영적 혼미 속에서
제 발등을 찍고 말았다
여전히 기대할 바가 못 되는
본질상 진노의 자녀들인
악의 꽃 된 새 빛은
세상 끝날 그날에 내가 믿는 자를 보겠느냐시던
종말 계시가 참 됨을 잉태시키며
인간 만사 전무한 역사의 진보를 망각한
어눌한 한 점 기대를
드디어 사산(死産)했다.
악을 악으로 응징하여 오신
참빛이신 이의 역사청산 이이제이(以夷制夷)는
구악(舊惡)을 신악(新惡)으로 물리치신 후,
이미 구악(舊惡)을 수태한 신악(新惡)을
시신 된 구악(舊惡)의
증오로 마른 나귀턱 뼈로 청산하신
날선 양날 심판의 칼춤
해 아래 널브러진 헌 것들
죄다 헌 것들
해 아래 새 것은 없나니
오늘
기어이 새 빛이 사산(死産)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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