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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철

2008.04.03 11:56

김성찬 조회 수:845 추천:30

소철


죽은 바다의 전설이 되살아 오른다
다시 요동치는 바다
정수리로 솟구쳐 오르는 저 심연
간간이 흘러든 물줄기와 밤 낮 없는 백야의 달빛이
그루터기에 뇌수腦髓를 꽃피웠다

팔 다리 싹둑 싹둑 난도질 당해 버려
말라비틀어진 모과수 열매 같이 트렁크만 댕그란
베란다 한편에
겨우내
버려 두었던 소철

누구의 문안도 없는 그 마른 시내에
봄을 깨우는 여린 모성이 몰래 남 몰래
눈비를 간간이 적셔 주었나보다

섬뜩하다
水 表面은 저리도 고요하거늘
진저리쳤을 심연

홀연히 봉긋 내민
모아 올린 기도의 손

눈부시게 터져 나는 황홀한 옥빛 탄성
다시 부산해지는 心思
되살아나는 모진 삶의 의지

저 바다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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