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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뿌리

2007.11.15 21:43

김성찬 조회 수:867 추천:36

쓴 뿌리



수마가 할퀴고 간 다리 난간에
가시철조망 두른 듯 빼곡한 나무 등걸들

도수로導水路를 막아 선
저 쓴 뿌리들 때문에
둔갑한 물줄기가
회군回軍하다 짓무른 토담을 넘어
마을을 깨끗이 쓸어갔습니다

사랑채도 안채도 앞집도 뒷집도
이 산도 저 산도  누렁이도 복구福拘도  
모두 모두 한입에 삼켜 버리고 말았습니다

쓴 뿌리 요나가 탄 배도
속을 뒤집어 거역의 덫을 다 토해 낸 후에야
전진할 수 있었던가요

허락되신다면,
……
허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당신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하여, 도수로導水路된 예수
구원의 길된 도수로導水路처럼

때늦은 후회로
그러나 언제나 빠른 회개로

이제
당신의 공의가 강물같이
당신의 사랑이 하수같이 흐르고 흐를
도수로導水路이고 싶습니다

불살라 주소서
내 안의 쓴 뿌리들을
정갈하게
말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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