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홍천 가는 길

2011.02.14 19:12

김성찬 조회 수:1347 추천:65

영혼일기 663: 홍천 가는 길

2011.02.14(월)


詩/
홍천 가는 길



홍천 가는 길을 그 누군가에게 나는 오늘도 물었다

원자력병원 앞마당을 좌측으로 끼고돌다 우회전한 후
지금은 사라진 경춘선 건널목을 박차고 나아가
다시 도심으로 되돌리는 부영 아파트 쪽으로 빠지지 말고
갈 길 더디게 할 들꽃향기농원도 그냥 지나쳐
아예 주저앉게 만드는 며느리 고개를 넘어서기만 하면

살아오면서 수차례 오갔던 홍천 가는 길
장기판의 훈수처럼 성가셨던 네비게이션마저 망가져
묻고 돌아서서 되묻느라 구겨진 자존심과 맞바꾼 엄격한 교시 따라
앞만 보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고 달렸더니

굽이친 북한강 물줄기 따라 곡예를 일삼던 곡선주로(走路)도
산비탈 따라 돌고 돈 나선형주로(走路)도
한 눈 팔다 수렁을 헤맨 내 마음의 탈선주로(走路)도
일순 바람결에 물안개처럼 오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고

길 없는 하늘의 길 된 직항로처럼
오직 한 길 고속하이웨이 된
홍천 가는 길

태곳적 내 안에 당신이 열어 놓으신 하늘 길을
좌충우돌 곡해하여
모든 길을 길 되게 한 신기루를 좇는 대상들처럼
돌고 돌아 돌고 돈 길

좌우 백밀러 없듯 치우침없이 쾌속 질주한
홍천 가는 길
오래 된 새 길에서

다시 말씀 앞에 묻는 천국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