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474: 입관入棺

2013.11.01 20:17

김성찬 조회 수:3901 추천:77

영혼일기 1474 : 입관入棺

2013.11.01(금) 

 

 

입관入棺

 

 

짐에 겨워 허덕이다

짐 되어 가는 자신을 짐으로 남길 수가 없어

밤 봇짐 싸듯 날래게 진공 포장하여

자신을 보쌈해 버린

 

저 꽃단장은

 

분칠해 버려

자신의 썩은 속내를 교묘하게 미장했어도

들키지 않으려고

숨소리조차 죽이며 죽은 채 드러 누웠어도

 

죽어 이룬 현실의 꿈에 겨운

당신은

우리 안에서 울고 있었다

 

퍼래져가며, 눅눅해지며

 

들킨 당신의 볼 연지가 

더 붉어졌다

 

앙당문 입새로 삐져나온 솜털은

입에 넣어 기른 사남매를

마지막 감싸려 든 포대기

 

그녀의 솜이불로 파고들며

 

Mom, not now. Please come back. You must be alive.

 

급한 단문으로 내뱉은

여태껏 성어成魚되지 못한 약관弱冠 치어稚魚의

절박한 호소에도

 

살아

팬티 하나 새 것 제 몸에 걸치는 것조차

황송해 하던 그녀가

 

당당히

금빛 세미포를 걸쳐입고 화관에 몸누이며

대리석같은 무관심으로

외간 남자가 신겨주는 꽃신도 마다하지 않고

 

쉰네해나 이땅에 발붙이고 살던 자신을

단 일주일만에

스카웃해 간 천상의 스틸러에게

몸내주며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설화석고 자신의 전생을 발효시킨

옥합을 깨뜨리듯

 

보낼 수 없다고

건넬 수 없다고

 

통곡이 하늘을 찔러도

 

그 어떤 생의 무게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눈 내리깔고

귀 막고 호흡도 멈추고

말 막아 선 봉한 입으로

 

들어선다

꽁꽁 묶어 제 몸에 옷 된 엄정독거방으로

홀로

 

일순

바람 난

순전한 나드 향유 내음이

풍겨 났다

 

비난과 찬사가 교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