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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아이들

2011.07.04 23:20

그루터기 조회 수:1202 추천:46

선유도아이들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진주 엄마!

그대가 살아 있을 때는

그대를 한 번도 이렇게 불러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나는 그대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대를 사랑하는 님이 그대를 부르던 대로

나도 한 번 그렇게 불러봅니다.

 

진주 엄마!

아마도 우리가 서로 얼굴을 알고 지낸 것이

강물이 몸을 한 번 뒤챈 세월인 것 같습니다.

그대는 주문진에서

나는 선유도에서

동해와 서해

바다 끝에서 와서

이 바나바 훈련원에서 만났지요.

여기에서 우리

여주동행을 같이 배웠고

중보사역을 함께 했습니다.

전도폭발 훈련을 같이 받았고

각자의 갈릴리에서 성령사역을 함께 소망했습니다.

 

진주 엄마!

그대의 가정이

정들었던 주문진 목회지를 떠나

바나바 훈련원으로 이사를 오고

여기 바나바 훈련원에 오면

그대 사람 좋은 미소를 늘 보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대를 볼 때마다 난

빚진 자의 마음이 되곤 했답니다.

하여

그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그대가 점점 야위어 갈 때에도

그대의 진액이 다 말라 마른 나뭇가지 같았을 때에도

소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믿음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대 마지막 발걸음을 붙잡고 싶었습니다.

 

진주 엄마!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이렇게 불러주시는 주님은 만나셨는지요?

'일어나서 함께 가자'

주님이 내밀어 주신 손은 잡으셨나요?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주님과 함께 무화과나무 아래를 거닐고 계신가요?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가나의 혼인집 생각이 납니다.

신랑되신 주님과 함께 있겠군요.

 

어제 아침

수아가 아침 밥상에서

언젠가 꾸었던 천국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꿈속에서 수아는

금빛 화려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천사가 열어주는 황금성 문을 들어가

예수님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는군요.

그러면서

'고 사모님도 그렇게

 금빛 화려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천사가 열어주는 황금성 문을 들어갔을거'라네요.

주님의 따뜻한 환영 받으셨지요?

 

진주 엄마!

어찌 그리 바삐 가십니까?

그대를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제 그 의미를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님을 두고

아직 푸른 콩잎 같은 진주와 흥섭이를 두고

이 땅에서의 소풍을 어찌 이리 일찍 끝내십니까?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데

그대는 남루한 육신 홀홀 벗어 두고

꽃 같은 얼굴로 아버지께로 가십니다.

함께 비전을 나누던 바나바 식구들

도타운 정 먹었던 바닷가의 성도들

그대의 쾌유를 기도했던 동역자들

그리고 그대에게 어머니 같았던 언니를 뒤에 두고

해같이 환한 얼굴로 아버지께로 가십니다.

 

진주 엄마!

우리도 언젠가는

그 길을 갈 것입니다.

우리 만나는 그 날까지

주님 품에서 안식 누리세요.

그리고 그 날 아침 그 문에서

우리 만날 때

기쁘게 만나지이다.

 

능소화가 환한 칠월 초하루에

고애경 사모님의 천국 환송예배에

류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