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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고마움

2007.11.17 04:06

윤사무엘 조회 수:578 추천:33

“기억의 고마움”

인간은 잊어버리나 하나님은 기억하신다(Man forgets, but God remembers.)는 격언이 있다. 야곱은 20년 전에 벧엘에서 하나님과 한 약속을 잊어버렸으나 하나님은 잊지 않으시고 가나안 땅에 돌아온 야곱에게 벧엘로 올라가라고 하신다(창 35:1). 요셉은 17세 때 꾼 꿈을 기억하고 있으나 형들은 그 꿈을 잊어버렸다.

우리의 이름을 기억해 주며 과거에 은혜받은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친구가 있으면 행복하다. 방지일 목사님을 만나면 40년 전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시며 마치 엊그저께 일어났던 일처럼 말씀하실 때 놀랍고 고맙다. 전화의 음성을 듣고도 ‘윤목사 잘 지냈소!’라고 하시기도 한다. 강신명 목사님의 기억력도 유명하다. 그렇게 많은 교인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이름을 기억하신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인데 우리 네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안부를 물었다. 참으로 고마웠다. 성경에 보면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기억을 잘 하신다. 하나님께서 노아의 방주를 기억하시고(창 8:1, 권념=기억) 물을 감하기 시작하셨다.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히브리인들이 종살이로 고생할 때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맺으신 그의 언약을 기억하셨다(remembered his covenant)" (출 2:24, 6:2-8)고 했다. 이스라엘을 징계하신 후에 자비를 베푸시면서 “나는 너의 어렸을 때 세운 너희의 언약(my covenant with thee)을 기억할 것이다” (겔 16:60)고 하신다. 시편기자도 “여호와께서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양식을 주시며 그의 언약을 영원히 기억하시리로다” (시 111:5)도 선언하신다. 뿐만 아니라 아기 예수님을 반가이 맞으면서 시므온은 찬송하기를 “우리 조상들과 약속한 긍휼을 수행하시며 그의 거룩한 언약을 기억하신다”(눅 1:72)고 했다.

주님께서 성만찬식을 제정하시면서 “나를 기념하라” (Do this in remembrance of me.)고 하셨는데 주님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말씀이다. 그래서 예배는 기억의 예식이어야 한다. 예수님의 사건들을 일일이 생생하게 기억하며 예배드려야 한다. 주님께 옥합을 부은 여인의 행위를 기억하라고도 말씀하셨다. 신명기에 의하면 하나님의 성전의 개념이 ‘내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신 12:5, 11, 21)이라고 하는데 이 뜻은 하나님을 기억하기 위해 택한 곳이 바로 성전이다. 성경의 인물 가운데 스가랴, 사가랴는 모두 ‘기억’이란 뜻이다.

예루살렘에 가면 ‘기억’이란 뜻을 가진 Zikaron 언덕위에 ‘유대인 학살기념관’(Holocause Museum)이 있습니다. 독일 나치에 의해 희생당한 600만명의 유대인을 추모하는 기념관을 Yad Va-shem (기념물과 이름, 사 56:5)이라고 부릅니다. 처절했던 역사를 잊지 않고 보존하여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기념관입니다. 기억의 장막(Tent of remembrance)이란 건물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하나씩 불려지고 있다. 또 유대인 학생들이 끌려가니 폴랜드 교사인 포르자크 선생도 자원하여 아이들과 함께 독가스실로 들어갔다. 이를 기억하기 위해 정원에 동상을 세웠다. 대학살 박물관 입구에 “망각은 파멸을 가져오지만 기억은 구원의 비결이다” 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명언이다.
우리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적 교훈을 오래 기억해야 한다. 받은 은혜와 사랑을 오래 기억해야 한다. 결혼 서약과 임직 서약도 오래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과 맺은 약속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말아야 한다. 성도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자녀들과 그들의 기도제목을 기억하는 길은 그들을 위해 진심으로 매일 기도하는 것이다.

                                          윤사무엘 목사 (미국 뉴저지 감람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