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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아이들

2010.09.13 00:55

그루터기 조회 수:793 추천:70

선유도아이들

         -봉길이 할머니

 

마른 갈대밭 지나

양지 바른

산등성이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바람 잔 곳에

봉길이 할머니

누웠습니다.

 

생전에

바지락 캐던 갯바탕

꿀 찍던

앞장불

그대로인데

 

불편했던 다리 의지하던

지팡이

바람벽에 세워두고

중선 배 탄다는

큰 아들

배웅도 못받고

 

수북하게 사다 놓은

종이 기저귀

아직 많은데

 

어미 닮아

성미 가파른

막내딸 집에서

징그럽게도 이쁜 얼굴로

잠들었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사는 게 고달퍼

 자주 오지도 못하고..-

 

육지에서 뿌리 내린

머리 희끗한

큰 며느리

무덤가에서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