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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절과 만남

2010.12.04 09:32

오해춘 조회 수:840 추천:65



 

감사절과 만남

 

추수감사절이다. 헤어졌던 가족들이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사랑을 나누는 날이다. 자녀들을 대학과 사회로 내보내고 바람 든 무처럼 가슴으로 바람소리 들으며 기다려온 부모에게는 더할 수 없이 기쁜 만남의 날이다.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공부하러 집을 떠난 자녀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계절이다. 타주로 타국으로 직장 때문에 본가를 떠난 자녀들이, 남편들이 집으로 귀환하는 시기이다.

 

먼 바다에 나가있던 연어 떼가 모천으로 돌아오듯 학교 따라, 직장 따라 흩어져 사는 자녀들이 연말이면 부모를 찾아온다. 그들을 돌아오게 만드는 것은 가족으로서의 정체성, 지구 반 바퀴 떨어져 있어도 여전히 끈끈한 가족 간의 연대감이다.

 

고국의 추석절기만 오면 대거 고향으로 돌아가듯이 이곳 사람들도 감사절기만 오면 일주일 전부터 학생, 직장인들은 고향으로 출발을 손 꼽아 기다린다. 금년에 4천 만명이 이동할 것이라는 통계가 이미 나돌고 있다. 때문에 숙박업소 찾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감사절기만 다가오면 모든 학교에서는 이틀전, 삼일전 보이던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 감사절기를 맞아 가족 상봉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결석에 큰 의미를 주지않는 미국교육) 감사절을 맞아 우리가족은 뉴욕으로 달려가 한 가족을 만났다.

 

지구촌 시대인 지금은 가족 디아스포라 시대이다. 유대인들이 소수민족으로서의 박해를 피하느라 옮겨다니다  디아스포라의 민족이 되었다면, 현대인들에게는 자녀가 더 좋은 학교, 더 나은 직장을 찾도록 후원하다 보니 어느새 디아스포라의 가족이 되었다.

 

이렇게 각양각지에서 생활하다가 만난 만남은 대화로 시작해서 선물을 주고 받고 마침내는 영적 합일을 이루는 경험을 갖을 때 가장 의미 있는 만남이 된다. 만남이 진정으로 만남다워지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장벽이 없어야 한다. 허위와 가식 없이 영혼과 영혼의 소통 곧 마음과 마음의 친밀함이 전제되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오히려 다툼과 불화를 초래하는 만남은 차라리 만나지 않은게 나을 게다.

 

 모든 만남이 우리의 삶의 면면한 그림이며 기록이다. 이것이 인생인 것이다. 오늘의 나는 수없는 만남으로 이루어졌기에, 추수감사절기를 맞이하여 알 수 없는 미지의 내일 뿐만 아니라, 영적합일을 이루는 새로운 만남을 오늘도 기도한다.

 

  해피 추수감사!!!!

 

 

 

한 해를 보내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가을걷이에 바빠 들일에 쫓기던 시절, 타작하던 소리, 절구 찧는 소리가 생각 나지만, 노랗게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생각난다.

 

학교갔다 돌아오면 잘익은 홍시감이 떨어지지 않았나 감나무 주변을 맴돌던 시절, 푸드덕 소리내며 떨어진 홍시감을 서로먼저 주우러 갔다가 삐끄덕 마루에서 뒹굴던 시절. 주점부리가 궁하던 한 때 허기진 배를 달래주던 추억의 감나무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6간 초가집 뒤켠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기운차게 선 감나무는 찬 서리 맞아 이파리는 모두 떨어져도 가지에 달린 노오란 감이 있어 눈이 부실정도였다. 첫 눈이 내릴즈음이면, 몇 개의 감은 까치밥으로 남겨두어야 했다

 

시인 김남주는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르는 까치를 위하여 홍시를 하나 남겨 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라고 노래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조상들은 다른 어느 민족보다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심성을 지녔음에 분명하다.

 

 본성적으로 하나님의 심성을 갖고 태어난 민족임에 분명하다. 신명기 25:19 “곡식을 벨 때에 더러 남겨놓고 지나는 객과 고아나 과부들을 위하여 버려두라” 는 말씀을 생활화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뤘다. 심지어 날아다니는 까치의 먹거리를 헤아릴 줄 아는 속 깊은 민족이다.                                                                                       

 

 찬바람이 가슴속까지 대책없이 밀려오는 이 계절이 되면, 모든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돕는 상호관계 속에 살아 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시청각적으로 확인경험하게 한다. 상대가 있음으로 내가 존재하고, 주관이 있으니 객관이 성립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한자풀이 사람 인() 모양을 보면, 삐침이 서로 기대어 있듯이 그 어느 한쪽을 떼어 내면 사람 인자로서 불가능하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아끼고 배려하는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이다. 밥이 육신의 양식이면 사랑은 정신의 양식이며 내가 왜 사는지 존재이유를 찾게하는 에너지인 것이다.

 

우리 민족 심장 속에 흐르고 있는 그 관대한 배려와 더불어 예수님의 사랑으로 사람과 사람사이, 교회와 교회사이, 나라와 나라사이 막힌 담을 헐고 사랑과 화해의 공동체를 기원하며 한 해를 결산해본다..

 

메리 크리스 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