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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의 교훈

2011.02.04 04:50

오해춘 조회 수:820 추천:76



 

 폭설의 교훈

 

미중부와 동부엔 엄청난 폭설이 내리고, 서부엔 폭우가 7일간이나 쉬지 않고 내려 미 전역이 자연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구 곳곳에서 지진, 화산폭발 등으로 무력한 인간존재임을 철학하게 합니다.

 

고국에서 들리는 소식도 엄청난 추위와 더불어 폭설 때문에 혹독한 겨울나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얘기뿐입니다. 이곳 역시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엄청난 폭설이 내렸습니다. 전국 52%가 눈으로 덮혔고, 중부 시카코의 경우 하루 동안 50센티미터나 내려 대도시 공항이 마비되어 6000여 편이 운항을 포기할 정도였고, 그로 인한 손해가 대략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보가 들리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3일동안 1미터나 되는 눈이 내려 3일 꼬박 집안에 박혀 있어야 만 했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폭설에 곳곳에서 커다란 나무들이 쓰러지고, 부러지고, 뽑혀 전봇대를 덮치거나, 전선줄을 덮치고, 멀쩡한 집을 덮치고, 자동차를 덮치는 바람에 대형 사고를 낼 뻔하기도 하고 당할 뻔 하기도 했다는 얘기입니다. 폭설이라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게 현실입니다.

 

 엄청난 폭설에 나무가 꺽어지고, 뽑히듯 경제적 폭설에 이민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민이 여러 민족중 가장 크게 경제적 타격을 크게 받은 민족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돈이 된다싶은 부동산을 마구잡이식 매입하는 습성에다, 융자업체에 종사하는 바람잡이 브로커들, 그리고 부동산 리얼터들까지 합세해 일단 팔고보자는 식의 거래가 많은 우리교민들이 고통을 가장 많이 겪고 있고, 가정파탄까지 이르게 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어느 중견유통업체는 곳곳에 상가건물 등을 매입을 했으나 경제한파 영향으로 임대가 되지 않아 매달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고, 급기야 은행으로부터 차압수순을 밟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돌고 있습니다.  심지어 조지아주 미국인 교회 170여채가 압류위기를 격고 있고, 이중 절반의 교회가 압류당했습니다. 한인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30년동안 500여명의 재적성도로 중형교회가 되어 새롭게 교회건물을 지었지만, 결국 매물로 내놓고, 임대건물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적 한파와 폭설에 그들의 존재가 뿌리 채 뽑히고 있습니다.

 

폭설이 심할 때 숲속의 한가운데 있는 나무들도 뿌리가 뽑힐까 싶습니다. 폭설이 지나간 후 뽑히고, 넘어지고, 부러지는 나무들은 대개 도로변 나무들이었습니다. 홀로 서있는 나무들이거나 지탱할 수 없는 나무가 주변에 없는 것들이더군요. 숲속에서 빽빽이 함께 모여 있는 나무들은 뿌리가 얽히고설켜서 웬만한 강풍이나 폭설에도 꺽어지거나 뽑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지탱할 때, 자연재해를 극복하는 산림의 생존법칙 인것입니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도, 교회에도 서로를 지탱해주고 보듬어 주는 안전그물망이 필요합니다. 더욱기 이민자들이 부딪히는 삶에 폭설과 한파는 늘 있기 마련이고, 나홀로 버티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합니다. 먼저 가족관계가 탄탄하고, 존재의 뿌리들이 믿음으로 단단하게 얽혀있으면 웬만한 폭설에는 뽑히지 않을 것입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Wislawa Szymborska)‘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 실습 없이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연습 없이 태어나 사는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삶의 지혜라고 봅니다. 예수님은 그것이 사랑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그 무엇도 아무소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