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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아이들

2009.09.30 18:06

그루터기 조회 수:618 추천:52

선유도아이들

             -서희 아빠

 

코스모스가 아름다운 아침에

멀리

설악산엔

7부 능선 쯤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는 가을 아침에.

 

서희가

'선생님, 울 아빠가 죽었어요.

 그래서

 땅에 심는대요.'

다섯살 서희 눈망울 참 맑기도 하다

가을 하늘처럼,

 

서른 일곱

서희 아빠

언제나 거무틔틔

간이 나쁘단다.

 

그제 아침 지나다 보니

소줏잔 기울이고 있었다.

 

달랑

서희 하나 남겨두고

못 잊는 술 두고

어떻게 눈 감았을까

 

칠순 부모 살아있어

상여도 못타고

형이 끄는 리어카에 실려

동네를 나선다.

 

들꽃 한 줌 들고

서희는

타박 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