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아이들
2009.10.03 15:05
선유도아이들
-서희는 떠나고
그렇게
서른 일곱 서희 아빠
젊은 목숨 땅에 묻고
사흘 후
보랗빛 들국화
지천으로 피었는데
소꿉 친구 지혜에게
다섯 밤 자면 올거라며
서희는
떠났다.
의붓 어미 손 잡고
푸른 눈빛 반짝이며
팔랑팔랑
손 흔들고 갔다.
서희 좋아하는
칠성 사이다 한 병 싸주며
지혜 엄만
돌아서서
하늘 한 번
치어다
본다.
댓글 3
-
그루터기
2009.10.03 15:07
-
박병권
2009.10.14 18:02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괜시리 눈물이 나고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묘한 책임감을 품고,
교회당 입구에 있던 노랑 국화꽃을 땄습니다.
국화차를 만들기 위해서,
만발한 보랗빛 국화의 향연, 어슬한 슬픔이 깔린 산과 들,
깊은 가을이 감격이고 소망이면서도 쓸쓸합니다.
계속 슈베르트의 곡들을 듣고 있습니다. -
김성찬
2009.10.18 22:56
이제 막 산책을 하고 돌아 와, 티비를 켰더니, 내가 좋아하는 노래, '광화문 연가'를 가수 이수영이 애잔하게 읊조리네요. 그 애가를 들으며, 김경주의 시집 '기담' 을 펼쳤더니 '나는 늘 뇌관이 아니라 물관이어야 한다고 생각해'라는 시구가 눈에 듭니다.
물관이 흐르는 수목처럼, 물관이 생을 관통하는 인생이고 싶네요.
하늘공원 밤하늘 억새는 내일이 마지막이라는데,
선유도 천지 가득한 들국화 대신,
접할 수 있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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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엔
그날처럼
보랗빛 들국화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하늘은
하늘은
그때의 그 하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