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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아이들

2009.08.31 18:02

그루터기 조회 수:685 추천:31

선유도아이들

              -연수니(2)

 

일흔 아홉 연수니 신랑

다시

아기가 되어

오줌, 똥 못가리더니

 

하늘 말갛게 갠

칠석 다음날

 

구역 식구들과 마지막 구역 예배

앉아서 드리고

오후에

목사님 심방 받고

 

저녁으로

흰죽 한 숟가락 먹고

 

산 그늘 서늘한

초저녁에

 

연수니 보는 앞에서

고요히 눈감았습니다.

 

아기같이 고요히.

 

바람 끝에

비 한자락 묻어와

흩뿌리는 그 밤에

캄캄한 바다로

 

작은 배에 실려

육지로 나갔습니다.

 

불꺼진

연수니의 집 앞 지나오며

눈물도 말라버린

연수니 입성이

반팔이었던 것이

그제야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