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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총성

2009.06.18 02:32

오해춘 조회 수:768 추천:53

 

한 낮의 총성

 

여느때와 다름없이 워싱턴 디시 거리에는 직장인들로 북적거리고 유대인 학살기념을 위한 홀로코스트 박물관 건물내에는 여행객들과 함께 학교 학생들이 견학학습에 바쁜 한 낮이었다.

 

아무 탈 없이 지낸 어제와 같은 오늘이다. 그러나 산재한 복병이 잠수하고 있다가 기회다 싶으면 가차없이 공격해와 끔찍한 사건들이 종종 일어나듯이.

 

610일 오후1250분께 ‘장총’으로 무장한 한 남성이 홀로코스트 박물관으로 들어와 실내를 경비하던 경비원에게 총격을 가해 중상을 입히고 범인은 다른 두 명의 경비원들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고 한다.

 

총격을 가한 남성은 메릴랜드주 이스턴 쇼어에 거주하는 제임스 웬네커 반 브런(88)이라고 한다. 반 브런은 홀로코스트를 믿지 않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 누구의 총격을 받을지 모르는 나라. 주먹이 법보다 앞선다는 말이 있듯이 이곳은 총격이 법보다 먼저 판결을 내리는 나라이기도 하다.

 

미국의 질서를 수준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도록 한 몫을 하는게 총을 쏘아대기 때문이다. 몇 달 전 캘리포니아 주 샌타애나에서 경찰의 정지 명령을 듣지 않았다고 갓난 아이가 뒷좌석에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중인 한인 여성에게 총격을 가하지 않았던가.

 

어느 유학생역시 권총강도에게 등록금을 몽땅 털린 얘기, 뒤쫓아온 권총강도에게 지갑을 몽땅 털린 건축업자 얘기, 편의점에서 캐쉬어를 보다가 권총강도에게 목숨을 잃은 목회자의 경우, 등등

 

미국인은 총을 쏘고 싶으면 언제든지 아무에게나 총을 쏜다. 때문에 옆사람이 총부리를 들이대지 않을까 싶어 헬로우! 헬로우! 미소문화가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한다.

 

워싱턴 DC의 총기살인을 줄이기 위해 개인의 권총 소유를 금지했던 시 법이 작년 6월말 미 연방대법원에 의해 위헌이라고 해서 더이상 총기단속을 포기하고 있는 상태다.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들이 생겨야 정신 차리고 헌법개정을 해 근본대책을 세우게 될 것인가를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대답이 안 나오는데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