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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의 한마디

2009.04.16 07:31

오해춘 조회 수:692 추천:39





 

노점상의  한마디

 

워싱턴 디시 거리엔 노점상들이 즐비하다. 노점상을 하기 위해 매년 허가를 디시 정부로부터 받아야 한다. 겉보기와는 달리 수입이 괜찮기 때문에 허가를 내 주는 날엔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룬다고 한다. 내가 아는 이씨라는 사람도 가까스로 퍼밋을 받아 지정한 장소에서 노점상으로 이민생활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워싱턴 거리를 다니다 보면 상당한 수의 한인들이 노점상에 종사하는 것을 목격한다. 미국의 노점상은 트럭을 개조하거나, 자그마한 트레일러를 개조하여 이동이 용이하도록 했다. 그리고 허가한 장소에서 지정한 품목만을 팔 수 있다. 팔고 싶은 품목이 중복되지 않도록 심사해서 장소를 배정한다고 한다.

 

관광객이 일년이면 5천 만 명이 다녀간다고 하지만, 오후3, 4시면 직장인들은 퇴근하기 때문에 해가 지면 영업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거리가 쥐 죽은 듯이 한산하다.

 

세계 정치의 중심, 국가의 중심인 백악관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한인은 긍지가 대단하다. 테러사건 이후 거리 곳곳에 경계가 삼엄하지만 일반 소시민이 하루 하루 살아가기엔 이만한 일도 없다고 한다.

 

백악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노점상들이 버젓이 장사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 미국이기에 가능하다고 한다.

 

아마도 한국 같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청와대 근처에 노점상을 하고, 거지들이 빌딩 문 앞에서 멍석을 깔고 온종일 앉아 있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일이다.

 

노점상들을 관리하는 공무원들 깨끗하다고 한다. 물 한병 거저 주어도 받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도와 주고, 눈 비올 땐 함께 거들어 준다고 한다.

 

자신도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공직에 몸담은 적 있지만, 한국 공무원들과 비교 안할 수 없다며, 한국의 문제는 공무원들이 문제라며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까지 매도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다.

 

일선 정치 지도자며, 공무원들이 해외 연수차 선진국에 와서 무얼 보고 느끼고 가는지 의심스럽다며 푸념을 늘어 놓았다.

 

백악관 공무원들일지라도 권위의식은 찾을 래야 찾을 수 없을 뿐더러 진심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고, 국가를 위해 일하는 진정한 머슴임을 소시민으로써 느꼈다고 한인 노점상은 말한다.

 

오늘의 미국이 어쩌고 저쩌고 말들 하지만, 가난한 자들을 위하고, 서민들을 보호하고, 자기나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기독정신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가난한 소수민족들이 앞다퉈 미국땅에 건너 오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