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 .99센트 가격표
2009.02.10 02:33
아리송 .99센트 가격표
무비자 시대가 되어 최근 한국인들의 미국 방문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처음 미국땅을 밟는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되는 것은 식당가격표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것을 본다. 나역시 .99의 가격표를 보고 마켓팅 전략이겠거니 했다. 식당 찌게류6.99, 탕종류 7.99 고기류 8.99... 깔끔하게 600원, 700원으로 떨어지는 한국과는 달리 이곳은 소수점 이하의 .99로 가격을 정해놓는다.
누가 고안해낸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미 전역에 상용하고 있다는 것은, .99마켓팅의 효력이 검증되었기에 식당에 가도, 마켓을 가도 물건값은 온통 .99로 끝나 세금까지 더하면 얼마나 될지 머릿속이 복잡하게 된다.
1800년대 중반 일반상인들이 적잖히 어려움을 겪자 뉴욕에서 페니를 부대로 가져와 물건을 사면 무조건 1페니를 거슬러 주어 소규모 상인들의 상거래를 활성화 시켰다는 얘기. 그리고 1930년대 금전 등록기가 등장하자 캐쉬어들이 돈을 슬쩍하는 예가 있어 주인은 상품가격을 1.99, 2.99...식으로 하다보니 캐쉬어들이 손님에게 잔돈을 거슬러 주기 위해서 금전등록기를 연 흔적이 생기면서부터 소위 ‘삥땅’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후 마켓은 물론 식당, 백화점 등 종업원을 많이 고용하는 소매 업체에서 이러한 가격 시스템이 뿌리를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99마켓팅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 불과 10년전 럿거스 대학의 연구진들이 백화점 고객명단을 입수해 한쪽 그룹엔 .00으로 끝나는 카달로그, 다른 그룹에는 .99로 끝나는 가격표를 보내 반응을 조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99로 끝나는 상품이 훨씬 많이 팔렸는데 소비자들이 할인가격으로 착각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똑같은 물건을 3.00과 2.99로 매겼을 경우 고객들은 소수점 오른쪽 숫자는 무시, 2.99를 2달러쯤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가격차이는 1센트에 불과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차이는 거의 1달러나 된다고 스스로 착각을 갖게 돤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왼쪽 숫자 효과’(left digit effect)라고 부른다. 사람의 눈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게 돼 있어 3.00와 2.99를 비교할 경우 왼쪽의 3이 먼저 인식되어 비싸다는 심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월마트는 .99마켓팅을 버리고 .96, .97식으로 가격을 매기고 있다. ‘.99’가격에 익숙한 고객들이 이를 보고 원가 이하의 대세일로 믿고 다량의 상품을 사게 된다는 것이다.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해 가격표 하나 붙이는 데도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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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
2009.02.1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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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춘
2009.02.16 23:30
햇살은 따스하나 바람은 쌀쌀합니다.
어제는 교회학생들과 함께 네셔날 아트 뮤지움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내일(공휴일)이 presidents' Day이어선지
각지에서 온 관람객들이 넘쳐나더군요.
12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3만 점이 넘는 작품이
전시장 1층 약 100실과 지하 전시실에 전시되었더군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엘 그페코, 페르메르, 고야, 모네,
루누아르, 피카소 등의 걸작들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새해 첫날과,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는 연중 무료 관람 가능
토요일만 되면 으레 교회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는게
생활이 되어버렸답니다.
직접 보고 느끼는게 곧 산교육이 아닐까 싶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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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기대됩니다.
상식과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풍물기행, 값집니다.
우리교회도 세일하고픈데, 작명 부탁합네다.
.88(팔팔)로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