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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아이들

2009.03.19 00:12

그루터기 조회 수:766 추천:84

선유도아이들

              -장자도 주열이

 

엄마가 떠나고

육순 할머니 손잡고 섬으로 들어와

꽃샘 추위 유난히

발시려운 날

선유도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바닷바람 맵고

돌투성이 자갈 길

힘겨운 아이 생각에

할머닌 아침내 허둥댑니다.

 

혼자가는 아이의 작은 등이 안쓰러워

굽은 등을 들이대자

아이는

좋아라 재잘거립니다.

 

칼날 같은 바람이

온몸을 할퀴고 지나가는

다리를 건너

아이를 내려놓고

할머니는 돌아섭니다

아직

아이는 자갈 길을 한참을 더 가야 할텐데

허전한 등판을 바람에 떠밀리며

할머니는

문득 하늘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