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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yhound Bus로 시애틀에서 뉴욕까지 출발! = 2700마일(4320 km)

미국 북서부지역(시애틀, 타코마)에 44년만에 내린 폭설로 인하여 제가 탈 비행기(Continental Airline) 여행이 취소되고, 마침 성탄절 연휴가 겹쳐 비행기 여행이 성탄절 이후나 가능하기에 할 수 없이 그레이 하운드를 타고 미국 대륙횡단을 시작합니다.
전윤근목사님께서 대접하시는 한식으로 든든이 먹고, 한국 가게 H-mart에 가서 Evian water, 컵라면, 과자, 김밥, 떡을 구입하여 실고 뉴욕을 향해 떠납니다. 그것도 제 시간 출발하지 못하고 8시간 후에 출발하니, 이곳 타코마는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버스는 만원입니다. 동양사람은 나 하나, 모두 백인들입니다. 비행기가 취소되어 많은 분들이 버스 여행을 합니다. 그래서 1대가 증설됩니다.
4명의 운전자가 바뀌는 긴 여정의 길입니다. 오래전 손수 운전하여 대륙횡단을 해 본 일은 있어도 버스로 가기는 처음이라 설레이는 마음과 함께 3일 반 동안 밤낮 쉬지 않고 버스 안에서 지내야 하니 걱정도 듭니다

그러나 2008년도 성탄절을 준비하면서 주님의 강림절을 마무리하면서
가는 곳마다 마을과 주를 위해 기도하라고 보내시는 주님의 기도여행, 선교여행으로 알고 기도하면서 떠납니다
앞으로 몇일간 터미널에서 짧게 쉬는 시간인지라 핸드폰도 자주 켜지 못하는 형편일 것이고 인터넷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잊지 못할 여행이 될 것입니다. 도착하는대로 24일 성탄절 전야 예배 및 25일 성탄예배 및 성찬식 그리고 송년주일, 이어서 뉴저지 백석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연합수련회 및 목회자 수련회에 말씀을 전할 준비를 합니다

장시간 여행동안 녹음기로 말씀을 듣고 묵상하며, 휴식하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승객들과 대화 나누고 미국 북쪽의 풍경을 보며 주님께 감사하렵니다. 오래전에 한번 하고 싶었던 대륙횡단 버스 여행을 이렇게 하게 되군요. 2600마일을 눈길에 달려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출발합니다. 비행기 여행이 취소되고 성탄절 휴가철이라 버스와 Amtrack 도 만원입니다. 그나마 표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입니다.

일정은 Tacoma, Washington State 출발 - Seattle (I-90번 고속도로를 타고) - Spoken, WA - Montana - Chicago - Cleveland, Ohio - Buffalo, New York - New York City입니다. 거쳐야 할 주는 Washington, Idaho, Montana, North Dakoda, Minnesota, Wisconsin, Illinois, Indiana, Ohio,  Pennsylvania - New York 등 11개 주를 경유합니다. 성탄절 분위기를 미국 북부지방을 시찰하러 가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이번 가을에는 Moscow, Oslo, Seattle, 그리고 미국 북부지방 전역 등 추운지방만 다니게 됩니다

출발부터 또 문제가 생깁니다. 캐나다, 미 북서지방이 한파와 폭설로 인해 모든 버스 스케줄도 차질이 생깁니다. 시애틀 터미널에서만 6시간 기다립니다. 겨우 출발하여 스포켄에 가는데 터미널 거의 다 와서 버스가 좌회전하면서 눈구덩이에 빠져 거의 1시간 고생한 후 Tow Truck이 와서 끌어내어 주었습니다. 스포켄에서 버스는 만석입니다. 밤 11시 반에 출발하여 아이다(Idaho)호를 거쳐 주일 새벽 몬타나(Montana)주로 진입하여 32마일을 온 지점에서 더 이상 가지 못합니다(St. Regis, MT 59866). 계속 눈은 내리고 I-90의 눈은 치워지지 않습니다. 거의 8시간 기다린 후 할 수 없이 우리는 Super 8 Motel로 들어가 쉬어야 했습니다. 인터넷이 가동되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곳 몬타나주는 숲이 많고 공기, 물이 좋습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매우 춥습니다. 어제 밤에 화씨로 -5(섭씨는 영하 25)도 였고, 오늘 아침에는 2도였으니 섭씨로 영하 15도 정도 됩니다.

숙소 근처에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찬송을 부르고 성령님께서 말씀을 계속 주시는데 모두 저에게 회개 기도하게 하시며, 기름진 성령님의 역사가 임하십니다. 이번 기도여행에서 먼저 제 자신부터 주님의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이 될 것을 주님께서는 원하십니다. 얼마나 큰 은혜를 받는지 여행의 피곤함과 만석된 버스에서 끼어서 가는 불편함도 또 터미널 가는 곳마다 장시간 기다리는 짜증도 다 바꾸고 감사의 눈물과 은혜의 강수가 흐릅니다. 이번 성탄절에 저에게 주시는 가장 큰 은혜입니다. 이곳 황량한 몬타나 주에서 주일예배 드리게 하시며 필요적절한 말씀으로 채워 주십니다. 할렐루야. 오늘 저녁부터 하누카(Channukah)절기가 8일간 시작되며 올해 성탄절은 하누카 절기 중간에 있습니다. 마카비 독립혁명으로 삼년 반동안 예루살렘 성전이 오염되었다가 다시 찾아 회복한 날을 기념하는 절기로 '수전절'(요 10:22)이라고 부릅니다.

월요일 새벽에 일어나니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Weather channel에 보니 중서부도 한파가 닥쳐 난리입니다. 남미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여러 사람들이 죽고 있답니다.

언제 출발할지 모릅니다. 성탄절은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출발한 후 시애틀에는 더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답니다. 계속 기도 부탁 드립니다. 여러분들도 믿음과 말씀, 기도, 성화생활로 육을 좇지 말고 영을 좇아 살아가는 승리자가 되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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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Montana는 Rocky Mountains(록키산맥)의 미국에서 가장 북쪽에 있으며 캐나다와 연결이 됩니다. Yellowstone Park도 록키산맥에 있습니다. 이곳은 엘로스톤 공원보다 북쪽으로 350마일 위에 있기에 매우 춥고 눈도 많이 내립니다. 우리가 묵고 있는 St. Regis는 인구 350명 되는 작은 마을이나 여행객을 위해 모텔이 2개 있고, 식당 2개, 주유소 1개, 우체국, 학교(초중고 학생들이 같은 빌딩에 있어, 전교생 250명), 송어(trout)수족관 등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입니다. 우리는 몇일 동안 잔뜩 구름이 끼고 계속 눈이 내리는 하늘만 보는데, 날씨가 개이면 하늘이 그렇게 크게 보인답니다(Big Skies). 말을 많이 타고 다니며, 록키산맥에 사는 Elk, Buffalo가 서식하고 있고, 인디언 마을들이 주변에 있고, 자연 온천도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몬타나 북쪽(이곳에서 170마일 떨어진 곳)에 빙하 공원(Glacier Park)이 있습니다. 빙하기 일부를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이곳이 전반적으로 춥습니다. 맑은 물속에 사는 송어(종류는 Rainbow Trout, Brown Trout, Cutthrought Trout 등)로 유명하며, 통나무 목재소(log sawmill) 산업이 있는데 요즘은 불경기여서 문을 닫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하여튼 공기좋고 물좋은 이곳에서 기도원에 온 심정으로 기도하며 성경읽고 묵상하고 공부하며 쉬고 있습니다. 우리 일행 중 나이 드신 분들과 함께 커피 마시며 가정 이야기, 고향 이야기, 여행 이야기 등 여러 화제를 가지고 대화하기도 합니다.

화요일(23일) 오전에도 눈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온은 조금 올랐습니다(화씨 15도, 섭씨 영하 9도). 오늘도 버스는 출발하기가 어렵답니다. 시애틀 공항이나 버스 터미널에서 승객들이 발이 묶여 대부분 그곳에서 자고 쉬는데 터미널 근처는 식당도 별로 없어 고생들 많이 한다고 합니다. 동부, 남부, 북부로 가는 모든 버스나 비행기가 취소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서로 위로하나 우리 일행(모두 43명) 중 2명은 hitchhike(지나가는 자동차에 편승하는 여행)해서 떠났습니다. 여기서 멀지 않는 곳에 사는 분들 같습니다. 한 청년은 계속 불평을 늘어 놓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그 동안 쌓인 피로를 확 풀고, 오늘 오전시간 욥기를 다시 읽고 묵상하면서 쏟아지는 은혜의 강물에 푹 잠그고 주님의 은총으로 재충전합니다. 록키산맥을 넘기 전에 그리고 엘로스톤 공원 북쪽을 지나기 전에 전 미주를 향해 기도하라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더욱 무릎을 꿇게 됩니다. 2000년 전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탄생하실 때 유하실 사관(여관)이 없으셨는데, 그래도 이곳 시골에 있는 숙소에 머물 수 있으니 얼마나 당행인지 모릅니다. 비상 식량(컵라면, 과자)이 점점 바닥 나고 있습니다. 끝나면 물맛이 좋으니 물을 마시며 금식기도하면 되지요.

 

화요일밤(23일) 타코마 포도나무교회 최목사님으로부터 전화받고 스포켄 공항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표가 있다는 정보와 스포켄연합장로교회 이기범목사님 전화번호를 주셔서 전화(3군데) 해 보았는데 통화가 되지 않는다. 이곳 지역이 산골짜기라 (해발 1600미터) 통화가 그리 잘 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통화가 되었는데, 문제는 스포켄 공항까지 가는 것이 어렵다. 눈이 오고 길이 미끄러워 다니는 차량도 거의 없다. 택시나 버스가 다니는 것도 없고... 로비에서 간단한 조반을 하고나서 오늘도 버스가 출발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매우 걱정스럽고 실망이 된다. 설령 오늘 버스가 온다하더라도 계속 눈이 내리는 북부지역을 통과해야 하는데 여행이 위험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예상된다. 어제부터 여러분들이 기도해 주고 계신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 (마 7:7-8)

    Ask, and it shall be given you; seek, and ye shall find; knock, and it shall be

    opened unto you:

    For every one that asketh receiveth; and he that seeketh findeth;

    and to him that knocketh it shall be opened.

    한 시간 후 즈음 front desk 에서 연락이 왔다. 시애틀로 가는 가정이 있고 한명이 더 탈 수 있단다. 다른 손님 한분도 동승하는데 이 가족은 PCUSA 교회 다니는 성도님 가정이고 부인은 성가 지휘를 하며 고등학교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음악교사이다. 남편은 호텔을 경영하는 지배인이다. 아들은 지금 공부하는데 앞으로 신학교에 갈 생각을 하고 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스포켄 공항까지 데려다 준다. 가는 도중 설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록키산맥의 설경을 보면서 가는 도중 계속 감사기도를 드렸다. 이 성도님은 운전을 잘 하신다.

오는 도중 Montana 뜻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Shining Mountain"(광채가 나는 산맥)의 뜻인 인디언말이고, 주가 큰데(한반도 보다 큼) 인구는 90만 명이 산다고. 사람 구경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들은 뉴욕에 한번도 와보지 못했고(미국 시골에 사는 분들은 경제적인 여유가 되지 않아서라도 동부에 일생 와보지 못한다) 대도시에 가면 정신이 없다고 한다. 운전면허는 15살 반이면 취득할 수 있단다. 농사를 해야 하고 농기구를 운전해야 하기에 일찍 운전면허를 허락해도 사고가 별로 나지 않는단다. 하기야 차량이 별로 다니지 않으니. 이 성도님의 트렁크에 친척, 친구, 자녀들에게 줄 성탄절 선물이 24개나 포장되어 있다.


Montana에서 Idaho 주를 넘으면서 1시간 시차가 나서 1시간을 벌었다. Washington 주로 진입하여 공항까지 데려다 주시는데 이 분들이 주님께서 보내주신 천사 같았다. 역시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니 응답도 빠르다. 주님 감사합니다. 기도해 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이 분에게 기름값이라도 드리려고 하니 극구 사양하신다. You are very good Samaritan.이라고 감사인사하고 헤어졌다.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다. Delta에 가서 뉴욕으로 가는 one-way ticket을 알아보니 오늘은 매진(sold out)되었고, 내일(성탄절!) 오전 9시 35분에 출발(2번 바꿔탐, 2 stop, Minneapolis, Cincinnati)하여 내일 밤 10시에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티켓을 싼 가격으로 구입했다.


페드럴 웨이의 김광훈목사님께서도 전화 오셔서 눈구덩이 속에 파묻혀 있는 윤목사님을 위해 기도하셨단다. 스포켄의 이목사님께 연락을 해주셔서 오늘밤 목사님댁에서 유하게 되었다. 그래서 성탄절 이브는 워싱턴주 스포켄에서 지나게 되었다. 이 교회는 과거에 임형태 목사님께서 시무하신 곳이고, 전임 목사님은 신광호 목사님이신데 지금은 일산명성교회에서 목회하신다, 이기범목사님께서는 7년 전에 이곳에 부임하셨단다. 장신 신대원 88기이니 12년 후배가 되신다. 서울 덕수교회(손인웅목사님)에서 부목사로 계시다가 이곳에 오셨단다. 지난주일 폭설로 인해 예배를 드리지 못했단다. 처음 있는 일라고. 또한 시애틀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각 집마다 눈 퍼내는 삽이나 도구가 없기에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Grocery도 갈 수 없고, 먹을 것도 떨어져 가고, 성탄절이 되어도 모든 행사가 취소되어 집에 갇혀 있는 사람이 태반이란다. 스포켄에는 오늘 오후에도 다시 snowstorm이 오고 있다. 성탄절 이브. 앞으로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내일 아침 비행기가 예정대로 출발할 수 있을는지?

몇 년 만에 맞이하는 White Christmas라고 오늘 ride 해주신 성도님은 좋아한다. 이목사님께서 공항으로 오셨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댁으로 가는 길에 스포켄을 둘러보았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어 그저 지나만 간다. 토요일 오후에 이목사님댁에 도착하여 샤워하고 사모님께서 차려주신 한식을 엿새 만에 먹게 되었다. 북어국, 물김치, 깍두기, 김, 오뎅볶음 등. 얼마나 맛있는지 잘 먹고 나니 피곤이 몰려온다. 휴식을 취하며 성탄절 이브를 지낸다. 미셀이 이메일로 성탄축하 인사를 한다. 이목사님과 좋은 대화를 나눈 후 잘 쉬었다. 눈은 계속 내린다.


성탄절 아침에 공항으로 부지런히 향했다. 성탄절에도 일을 해야 하는 공항 직원들, 항공사 직원들 모두 감사를 드린다. 어제 밤에도 많은 눈이 내렸으나 비행기는 예정대로 출발하는 것 같다. 우선 Minneapolis로 세 시간 가고, 갈아타고 Cincinnati, OH로 두 시간, 그리고 갈아타서 New York JFK 로 두 시간 모두 일곱 시간 비행이 예정되어 있다.


 비행기 스케줄에 대한 좋은 정보를 주신 최목사님, 하룻밤 묵게 해 주신 이목사님, 그리고 중간에서 연락을 해 주신 페더럴 웨이의 김목사님, LA에서 위로 전화해 주신 신목사님, 이목사님, 위로 인사를 주신 허목사님, 그리고 마음 졸이며 기도하고 있는 본교회 성도님들과 두 분 목사님, 모두 감사를 드립니다.


맏딸 미리암으로부터 성탄인사 및 안부 전화와서 전해주었더니 곧 바로 아내가 전화 와서 지금 상황을 일러주었다. 믿기워지지 않는 희소식에 기뻐한다.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부탁을 한다. 동부는 10시 45분이니 곧 예배가 시작된다고 한다. 시간 맞춰 기도하다. 공항에 도착하니 비행기가 예정대로 출발한다고 한다. 할렐루야. 기도 응답을 이렇게 속히 이뤄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탑승직전 임형태 목사님께서도 전화를 주셔서 지금 상황을 알리니 너무 좋아하신다. Northwest Airline 편으로 Minnesota로 향한다. 출발 전 30분간 Ice를 녹이는 약을 비행기 전체 뿌리고, 또 출항하는 길을 녹인다고 수고들 한다. 40분 늦게 출발하였다. 기장이 기내 방송을 통해 성탄인사를 한다.: “We wish your very Merry Christmas and Happy Holidays!" 모든 승무원들도 친절하다. 비행기가 짙은 구름을 뚫고 올라가니 태양빛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구름이 얼마나 끼었는지 비행기보다 매우 놓은 층에 또 한층 구름이 끼어 있다. 이렇게 구름이 많이 끼어 있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우리 비행기가 내가 삼일 반 동안 묵었던 록키산맥을 지날 때 기체가 흔들려 기장이 계속 안전벨트 잘 매라고 부탁한다. 저 밑에는 지금도 storm이 일어나고 있다보다. 오늘 아침에 알아보니 우리가 갈 Greyhound Bus는 오늘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눈구덩이에 계속 있었다면 성탄절 숙소에 갇혀 지냈을 것이다. 다른 승객들의 건강이 걱정된다. 몇 분들이 약국을 찾던데...


내 좌석 옆에는 스위스에서 오신 천주교 신부가 자리를 잡는다. 간단히 인사하고 나는 성경책을 계속 읽고 있으니까 자기도 가방에서 헌 성경책을 꺼내 부지런히 읽는다. 이 분은 읽다가 좀 지나 졸고 있었지만... 선의의 경쟁은 이래서 좋다. 찬송 들으며 기도하며 2008년도 성탄절은 미국 서부에서 동부로 가는 비행기 위에서 지낸다. 그래도 오늘 성탄절 밤에라도 집에 도착할 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전목사님께서 어제밤 이메일 카드를 보내시면서 Safely be in New Jersey with Yeshua 라고 보내셨다는데 기도가 이렇게 속히 이뤄질줄 몰랐다면서 기뻐하신다. 오늘 내가 주님으로부터 받는 성탄선물은 집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버스로 미국 북부지방 여행을 하지 못했지만 비행기 위에서도 기도하며 갈 수 있으니 감사하지 않는가?


Minnesota에 도착하니 사방이 하얀 눈으로 덮여 있다. 기온도 8도(섭씨로 영하 14도)이다. 이곳은 겨울이 길고 춥다. 24년 전 1984년 성탄절을 이곳에서 지낸 일이 그립다. 그때 태어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는 미리암을 데리고, 눈길을 조심있게 달리며 이곳에 있던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러 왔다가 미네소타한인장로교회(유병춘목사님)에서 성탄절을 지내고 유목사님 댁에서 이틀을 유한 적이 있다. 오늘 성탄절 24년만에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 이것도 무슨 뜻이 있는 것일까?


또 우리 비행기가 늦게 도착했고, 갈아타야할 터미널이 멀어(아무리 빨리 걸어도 15분) G terminal에서 A terminal로 이동 - 도착하니 이미 내가 갈아탈 Cincinnati 가는 비행기가 만석이 되어 더 이상 태워주지 않는다. 또 기다려야 하나? 부탁해 보니 마침 여기서 Newark으로 바로 가는 비행기가 오후 7시 출발하여 현지에 밤 10시 35분에 도착한다고 비행기표를 바꿔준다. 비행기 놓친 것이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 JFK에서 우리 집까지는 1시간 30분, Newark Liberty International Airport에서는 집까지 40분이면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기다리면서 글을 쓰며 귀한 찬양을 듣는데 얼마나 글을 쓰는데 집중했으면 3시간이 금새 지나가 버려 또 뛰어서 이번에는 D terminal로 가게 된다. 아내에게 전화하니 모든 성도님들이 아직 교회에 다 계시다고. 공항에서 반갑게 만나기로 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몇 가지를 배우고 느낀 점들을 기록해 본다(Minnesota Airport에서)

1) 만반의 준비하는 자세이다. 위기와 재난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닥칠 수 있다. 버스를 타기 전 비상식량을 준비한 것이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될 줄이야. 양식이 거의 바닥날 때 하나님께서는 천사와 같은 분을 통해 공항에 가게해 주시고, 또 하늘의 별 따기보다 구하기 어려운 비행기 표를 구입하여, 또 다른 snowstorm이 Spokane 지역에 왔으나 아침에 얼음과 눈을 녹이는 약을 뿌려서라도 출발할 수 있으니 감사드린다. 또 녹음기(14시간 용)와 컴퓨터가 있어서 시간 날 때마다 찬송 듣고 말씀 듣고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간 낭비가 거의 없었다. 이런 준비를 항상 해야겠다.


2) 위기에 봉착했을 때 가능한 많은 분들에게 기도부탁을 한 것이다. 사실 내 개인 사정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를 주저했다. 괜히 부담을 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행기가 취소되는 순간에도 타코마 목사회 임원들에게 전혀 연락을 하지 아니했다. 피차 부담을 드리기 싫어서 그랬다. 떠나는 사람은 속히 떠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어려운 일은 자꾸 생기고 마침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심각해지기 시작하고부터 마음을 바꾸고 여러분들에게 합심기도, 특별기도를 부탁드렸다. 많는 분들이 기도에 동참해 주셨다. 가족들과 본교회 성도님 멀리 한국에서, 남미에서, 캐나다에서, 미국 전지역에서(나이스크 임원들이 널리 연락하심), 타코마 및 시애틀에서, 그 외 알지 못하는 곳에서 기도가 드려지는데 그 능력이 내 심령속에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나도 더욱 기도하게 되었다. 아무리 중보기도가 있어도 본인의 기도가 없으면 능력이 떨어진다. 주님께서는 확신과 평안을 주셨다. 그리고 속히 응답을 주셨다.


3) 고난의 신앙을 다시 체험하게 되었다. 욥기서를 정독하며 까닭 없이 고난을 당하는 욥과 특히 엘리후의 연설, 그리고 하나님의 70가지(세분하면 100여가지)질문들이 나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읽으면 얼마나 큰 은혜를 받는지 모른다. 스포켄에 도착해서도 계속 욥기를 읽고 정리를 Christmas Eve 때 하게 되었다. 고난의 신학을 다시 정리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고난은 말로나 글로가 아니라 체험을 통해 배우게 된다. 그러나 고난의 시간을 창조적인 시간으로 바꾸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나는 욥과는


4) 미국 시골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나는 미국 생활을 Iowa에서 시작했기에 미국 시골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편이다. 미국 시골 백인교회 목회도 25년 전에 했다(Wisconsin). 그런데 Montana 는 한반도 보다 더 큰 땅덩어리를 가진 주에 인구 90만 정도 살 정도로 인구밀도가 미국에서 제일 낳은 주이다. 여기서 한 마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는데 오래 시간이 걸린다. 시애틀 공항에서 폭설이 내리니 장비, 눈치는 기술,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아 몇일 동안 승객들이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하고 있다. 뉴스에서만 듣고 보던 일을 내가 직접 체험(1주일간)하면서 이들과 대화 나누고 서로 위로하고 기도하였다. 우리가 이렇게 오래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어느 교회나 선교단체가 와서 돌봐주는 배려가 아쉬웠다. 멀리 나가서 선교해야 되지만 가까이에서 재난 당하고 문화생활과 동떨어져 생활하는 이들을 찾아가 주님의 사랑을 나누는 일이 절실하다. 이번 미서북부 지역의 자연재난 속에서 어느 구호단체든 교회든 찾아오는 이들을 보지 못했다. 거의 일주일째 공항 맨 바닥에 자야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며 심지어 약이 필요한데 약국이 없어 괴로워하는 분들을 아무도 돌보지 않는다. 비행기회사나 버스회사에서는 ‘기후 때문에’ 당하는 재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비행기 표를 바꿔주어도 만원이 되어 타지 못하면 그냥 남의 일처럼 쳐다보고 무관심하다. 그리고 그레이하운드 직원들이 얼마나 불친절한지 모른다. 질문해도 답변해 주지 않고 늘 화난 식으로 말한다. 이들의 근무자세도 바뀌어야 한다. 대개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시골에 사시는 분들, 가난한 분들이 많던데...

여러 성격들도 나타났고 문화 차이도 보았고 시골에 사는 백인들의 생활도 보았다(많은 분들이 가난하다. 심지어 음식을 사먹을 현금이 부족하여 절식하는 분도 보게 된다. 돈이 없어 멀리 여행할 생각은 엄두도 못낸다. 뉴욕으로 간다니까 나를 그렇게 부러워한다. 자기들은 평생 뉴욕에 한번 가보고 싶은데 형편이 그리되지 않는단다. 이 지역에 사는 많은 분들의 말이 그렇다. 사실 뉴욕이나 대도시에 사는 분들도 미국 시골, 이렇게 비행기도 5시간 오는 지역에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록키산맥의 문화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물과 공기가 좋은 곳, 순박한 시골 사람들, 천진난만한 아이들, 그리고 여름 되면 말을 타고 다니며, 각종 산짐승이 뛰어 놀고 송어가 맑은 물속에 많이 산다고 한다. 그래도 송어(Trout)를 한끼 먹을 수 있었고, 이곳의 명물인 스테이크(steak)도 한번 맛볼 기회가 있었다. 어느 목사님의 전화내용대로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나를 이곳에 보내셔서 3일 반(한 때 두 때 반 때)동안 쉬게 하신 셈이 된다, 그리고 집에는 공항에 간지 일 주일 만에 귀가하게 된다. 시간의 비밀을 알려주신 사건이었다. 그리고 겨울철에는 북부지역에 자동차로 여행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 것인지도 체험했다. 영적인 겨울을 준비하자 (딤후 4:21, “겨울 전에 너는 어서 오라 Do thy diligence to come before winter.”) 영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어서 주님께로 돌아오자.

5) 성탄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되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주님께서 이런 환경 속에 오셔서 짐승들의 움막으로 사용한 자연동굴에서 태어나신 그 정신을 몸으로 체험하는 경험이었다. 추위와 배고픔, 외로움과 소외감, 격리됨과 버림당함, 절망과 기다림, 불신과 배신, 이런 주제가 성탄의 정신 속에 있다. 이번 소중한 경험으로 더욱 성탄의 기쁨과 평화와 은총이 크게 와 닿는다.


2008년 12월 25일 목요일 성탄절 오후 6시 45분(동부시간은 7시 45분)

Minnesota, MN 공항에서 뉴저지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Shalom! Merry Christmas!

윤목사 드림


P.S.

정시에 Newark으로 가는 비행기가 출발한다. 좌석은 완전 만원이다. Northwest 비행기가 새 것처럼 깨끗하다. 무사히 도착하게 지켜주십시오, 주님. Newark에 잘 도착했고 아내, 미셀, 요한 그리고 예리가 마중 나온다. 토론토의 최목사님께서 안부전화 오신다. 반갑게 인사하고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 20분이다. 그래서 성탄절이 지나기 전에 뉴저지에 돌아올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주님께 영광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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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2010년 6월13일 주일설교내용입니다. 행복한 교회 이수만 목사 [34] 행복한사람 2010.07.22 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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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적은 무리 박원석 2013.01.21 3679
377 터키 성지순례기(3)-라오디게아에서 서머나까지 [5] 윤사무엘 2008.04.10 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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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선유도아이들 [2] 그루터기 2012.02.27 3553
374 함께 하는 것 박원석 2013.03.12 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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