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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 톱니

2014.10.06 20:37

김성찬 조회 수:3454 추천:17



영혼일기 1583 : 톱니

2014.10.06(월)

 

 

톱니

 

 

밥숟가락을 든다

 

말간 풀죽처럼 맹하니 풀어진

아침 기척도 힘겨운데

의무로 지어진 짐을 져야한다며

진 짐의 반동으로 무기력을 떨치고 일어선다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살기 위해 먹는다

 

우격으로 쑤셔 박는 실탄

 

밥맛으로 먹는 게 아니다

입맛으로도 먹는 게 아니다

 

밥맛도 입맛도

그 어떤 까탈도 없다

 

단지

전(全) 지구의 자전(自轉)을 위해

 

꾸역꾸역

전투식량 챙기듯

 

꼴깍꼴깍

기름 먹는 윤전기처럼

 

맞물린

너를 위해


밥숟가락을 드는

톱니

 

톱니의

톱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