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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망언

2008.08.22 20:23

김성찬 조회 수:927 추천:23

영혼일기 41: 망언

2008.08.22(금)




새벽 꿈자리가 너무도 사나웠다.

깨어난 후, 한동안 그 현실에서도 가슴이 먹먹했던 그 무의식적 전희가,
두렵고, 불길해 하루 종일 장대비를 핑계 삼아 칩거했었다.

그러나 그 불길한 전조가 기어이 현실화되어 버렸다.
주체할 수없는 감정의 활화산.

난 그 대가를 단단히 치를 것이다. 그래 묵묵히 기다리자. 다 벌거벗겨져야 한다.

차라리 담담하다.


억누를 수 없고, 절제할 수 없는 분노는 그것이 내 불치병이다.

분노를 분노로 다스린다는 말은 분노의 값비싼 대가로만 분노를 어거할 수 있다는 말일게다.
내뿜은 분노는 분노의 부메랑으로만 마무리될 수 있다.


질량불변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검증해볼 필요도 없이,
오늘 나는 그 망언의 대가를 톡톡히 치룬 또 한사람 호시노를 대한다.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이승엽의 홈런 2점 포함 6:2 완패당한 그.
그는 함부로 내뱉었던 망언의 대가를 단단히 치룬 것이다.
그 사람 일본야구 감독 호시노의 망언에 대한 기사가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이승엽? 그게 누구야?"

한국과의 4강전 경기 전날인 21일 자국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호시노 감독은 이 같은 발언으로 한국 팀을 자극했다.


어디 그 사람뿐인가? 2년 전 스즈키 이치로의 망언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는  “30년간 한국이 일본을 이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오만한 망언을 내 뱉었다.


그 망언의 진원지가 분노든, 오만이든 망언은 매장되는 법이 없다.

그 내질러대는 순간의 오르가즘에 중독되어 후회하고 돌아서면 다시 사정해대는 금수처럼,

이 원초적인 격정은 시도 때도 없이 일정하게 온도와 습도만 맞으면 억제할 수 없이 분출되어,

이성의 옷을 더럽힌다.


자기 의에 사로잡혀 타인의 옹색함을 관용치 못하는 탄식.

* 만도 못한 인간.

 

사람은 입의 열매로 인하여 복록을 누리거니와 마음이 궤사한 자는 강포를 당하느니라

입을 지키는 자는 그 생명을 보전하나 입술을 크게 벌리는 자에게는 멸망이 오느니라(잠13:2-3).

 

꿈은 이루어진다는 진리가, 오늘 내안에서 충실하게 구현되었다.



그 충직한 초병들의 관용을 구할 뿐,

난 죽어도 좋다.

아니, 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