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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토설(吐說)

2008.08.23 10:15

김성찬 조회 수:1182 추천:22

영혼일기 42: 토설(吐說): 숨겼던 사실을 비로소 밝히어 말함.

2008.08.23(토)



폭풍우가 걷힌 듯 이 아침이 평온하다.


시편 32편을 편다.

 

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을 받은 자는 복이 있도다

마음에 간사가 없고 여호와께 정죄를 당치 않은 자는 복이 있도다
내가 토설치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화하여 여름 가물에 마름같이 되었나이다(셀라)


어제 저녁, 그 망언의 허물은 빗물에 씻겨 내려갔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게 하라(엡4:27-28)는 말씀에 의지하여 그 허물이 죄가 되지 않고, 마귀가 틈타지 못하도록 우리는 신속한 후회와 그 후회 결단인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회개의 행위를 실행했다. 그 밤이 다가기전에.


용서를 용납하며, 돌아오는 길. 사냥꾼의 올무에서 새같이 훨훨 나는 내 영혼의 판타지. 안온하고 황홀했다.

 

너희 의인들아 여호와를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마음이 정직한 너희들아 다 즐거이 외칠지어다

 

후회를 발빠른 회개되게한 밝은 아침.

 

관심사는 늘 주변에 널려 있나보다.

아침 말씀 묵상 후에, 조간신문을 펼치니 후회예찬론이 지면에 가득하다.


'후회예찬론’ 사회 심리학자 닐 로즈 교수(미 일리노이대)는 후회전략 여섯 가지를 들고 있다.


하나, 즉각적으로 행동하라. 성공적인 사업가는 보통 사람들보다 후회를 더 강하게 경험하고, 빨리 극복한다. 후회를 미래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벌떡 일어나 행동하는 것'이다.


둘, 더 살펴보라. 무언가에 실패했을 때는 원인을 다각도로 따져라. 숨겨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셋, 하향적으로 생각하라.어떤 것이 더 나빠졌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은 긍정적인 감정과 균형잡힌 시각을 갖도록 도와준다.


넷,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지 마라. "~했더라면" 혹은 "~하지 않았다면"하고 너무 많이 생각하면 자신의 인생에 대한 통제력이 낮다고 믿게 된다.


다섯, 후회를 글로 옮겨라. 글을 쓰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알게 되는 기회를 준다.


여섯, 크게 보라. 후회는 크게 봤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는『If의 심리학』(원제 『 If Only: How to turn regret into Opportunity』)에서 "후회는 유익하고 좋은 것"이라며 '후회를 두려워하지 말고 즐기라'고 말한다. 그는 후회가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한 과정"이며 "우리를 변화시키고 향상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2008.08.22 중앙일보 이은주 기자와의 인터뷰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먼저 '좋은 후회란 무엇인가'를 설명해야겠다. 좋은 후회란 마음속에 즉각적으로 떠올라서 당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명확히 제시하고, 재빨리 사라지는 후회다. 반면 나쁜 후회란 그것에 대해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도 계속 거기에 매달려 있는 것, 계속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질질 끌며 계속되는 후회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난 10 여년 만에 겨우 자리를 털고 일어서고 있다.
천일야(千日夜), 그 어느 한밤 한 영매가 나에게 되물었다.

“38년씩이나 자리보전하고 있을려고?”

그 국민영매는 베데스다 못가에 늘어져 있던 38년 된 병자를 빗대어 나에게 시비를 걸었었다.

그래도 난 움찔도 안했다.

내질러 대는 데는 번개 같은데 돌이켜 벌떡 일어서는 데는 강시-얼어 죽은 시신이다.

난 회개는커녕 나쁜 후회에 내 몸과 맘을 내어 던지고 있었다.

올챙이처럼 난 부풀어 올랐다.

임산부 같애.

몸은 맘의 형상이었다.

군살 없는 수영선수의 몸매는 끊임없는 좋은 후회의 자맥질이었을 거다.

난, 지독한 뼈를 녹이는 자존심으로 움직이며 견디는 일에 실패했다.

내가 토설치 아니할 때에 내가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닐 로즈 교수도 “후회를 줄이기 위해 '우선 그냥 질러라' ”하고 조언했다. “지금 당장 새로운 기회가 있을까? 내가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하고 끊임없이 고민하게 한다. 분명한 것은 당신이 해볼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계속 와서 괴롭히는 후회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 자체가 정서적 안정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그 천일야 나는 일을 저지르기는 고사하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다. 행동도 기도도 없었다.

 

"자기 비난에는 유익한 것과 무익한 것이 있다. 유익한 비난은 행동이 따르는 자기 비난이다. 그것은 내 인생을 내가 다시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다시 찾아준다. '나는 뭔가 할 수 있는 힘이 있어.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은 격려도 되고 유용하다. 하지만 무익한 비난은 당신의 성격이나 성향이나 능력 같은 자신의 근본적인 특성들을 깎아내리는 것이다. '나는 너무 늙어서 그걸 못 따라가'하는 생각들 말이다. 전자는 발전할 수 있는 점을 언급하는 반면 후자는 이미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측면에 초점을 둔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는 어떤 종류의 자기 비난을 할지에 대한 결정권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격 자체를 비난하기보다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여전히 난, 허물과 죄에 대한 부끄러움에 시달리고 있다.

후회를 크게 보고, 아니 길게 보고, 아니 내일에 서서보고, 후회를 기록하라는 조언을 이 아침에 듣는다. 그래 난 후회 전략, 그 하나는 이렇게 실천하고 있다.


그래, 난 기도한다.

닐 로즈.  그가 생의 고통 가운데 후회를 삶의 주제 삼아 후회전략가가 된 것처럼,

나도 움직이며 견디는 생의 창조적 생명력을 설파할 수 있으리라.


만일 내가 이런 기도에 이를 수 있다면.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하리라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의 악을 사하셨나이다(셀라)


이로 인하여 무릇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저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시3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