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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저 밀림에서는

2008.09.06 23:31

김성찬 조회 수:1096 추천:21

영혼일기 56: 저 밀림에서는

2008.09.06(토)

                          



아프리카로 여행을 간 사람들이 토인들을 고용하여 짐을 나르게 하면서 길을 갔다. 얼마쯤 가다가 토인들이 힘들어하여 잠시 쉬었다. 적당히 쉬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길을 재촉했지만, 토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왜 일어서지 않는지를 물었더니 토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몸이 너무 빨리 왔다.
  아직도 영혼이 저 뒤에서 오고 있으니 좀 더 기다려 함께 가야한다.”


하루하루가 힘에 겹다.

과부하로 엔진이 파열될 것만 같다.

몸도 몸이지만,

영적 고갈이 피부로 느껴진다.


그냥 아무 일 하지 않고,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를 새삼스레 느낀다.

그 쉼이 영혼의 보양식임에 틀림없다.


아침부터 뒤집기 한판.

주일을 앞둔 하루치고는 우매한 짓을 벌인 것이다.

조직에 얽혀 어쩔 수 없는 형편이지만,

우리 공동체 조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오늘 형편없는 하루를 보낸 것만은 분명하다.


그 빛나는 공적사역의 분주함속에서도,

홀로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기를 즐기신 우리 주님.

그 홀로 고독한 광야의 영성이 십자가의 고통을 꿋꿋이 감내케 한 것이리라.


주위의 산만한 것에서 벗어나 영의 깊은 간구에 귀기우리는 고독.

그 고독이 그리웠다.

몸만 훌쩍 앞선 이 곤비함.

홀로 바람을 가르며 영혼을 달래던,

그 어느 안식일의 바이크 라이딩이 절실하게 그리운 날이었다.

오늘은.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요삼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