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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6: 시/ 답이 없다니

2021.07.14 20:53

관리자 조회 수:13

4046

 

내가 어지간하면 말 안하려고 했는데  

보다 보다 못해서 하는 말인데  

자고 일어나면 제발 뒤집어놓은 이부자리나  

좀 반듯하게 개켜놓았으면 해 

 

만삭의 딸내미가  

철분 부족 운운 했다며 반찬거리 준비하느라  

염천에 진땀 빼며 조리대에 붙어 있는  

아내가 반말로 내뱉는다 

 

세마포가 개켜 있던 장면은 예수 부활 이후였지, 아마

산 자는 이불 개켜놓는 자가 아니야

살아 있다는 건 너저분하다는 말의 다름이 아니야

 

되려 고마워해야 해 

널부러져 있음으로 살아 있는 내게

 

어느 편이 이득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

 

…… 

 

답이 없다

 

……

 

답이 없다니

 

…… 내가 곰곰해졌다

 

2021.07.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