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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8: 초기 선교사들의 전도 설교

2019.08.23 23:05

관리자 조회 수:48

그대 자유인이여,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라디아서 5장 1절)

 

해방의 달 8월의 설교 주제다. 금년 8월은 네 번의 주일이 있다. 

 

지난 두 주간에는 민족사와 관련지어,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않도록 기억의 역사화에 힘쓰면서, 동시에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선교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능히 감당할만한, 참되고 실속 있는 힘을 성령 안에서 기르자(무실역행(務實力行))는 말씀을 나누었다. 

 

오늘부터 두 주간 동안에는, 먼저, 오늘은 우리 민족이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죄에서 자유함을 얻게 된 한국 선교사적 배경을 살펴보며, 초기 선교사들이 전한 전도 설교의 핵심 주제를 복기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마지막 주일에는 갈라디아서 본문이 말하고 있는, 율법과 은혜의 상관관계에서 우러른 자유에 대해 상고해 보려고 한다. 

 

ㅇㅇㅇ

 

8월 초에 신간 <<안중근의 옥중 자서전>>

을 읽다가, 초기 천주교 선교사의 전도 설교 한 편을 대했다. 그 전도 설교의 내용이 귀에 솔깃한, 복음의 핵심을 절제력 있게 요약한 명 전도 설교문이었다. 그 설교문을 필사했다. 그러나 저작권 법을 존중해, 여기에 전문을 포스팅할 수 없다.

 

간단하게 나름대로 정리해 보자면,

 

“형제들이여! 내가 한마디 할 말이 있으니 청컨대 들어 주십시오.”라고 시작하는, 전도 설교의 내용은 이렇다.

 

혼자서만 맛있는 것을 먹고, 자신이 지닌 재능과 기예를 타인에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은, 동포의 정리(情理)라고 할 수 없다. 여기 한 번 배부르게 먹으면 장생불사(長生不死)하는 음식이요, 한 번 통하면 능히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는 재주이기에 가르쳐 주는 것이니, 원컨대 모든 동포들은 귀 기울여 들어 주시오.  

 

만물 가운데 사람이 귀한 존재인 것은 혼(魂)의 신령함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생혼(生魂)-초목의 혼, 각혼(覺魂)-금수의 혼으로 지각하는 혼, 영혼(靈魂)이 있다. 영혼은 지극이 존귀한 하나님께서 태중에 부여한 것으로, 불사불멸하는 것이다. 사람이 영혼이 없다면, 육체만으로는 짐승만도 못할 것이다. 

 

하나님(천주)는 누구인가? 한 집안의 가주, 국가에 국주가 있듯이, 천지 위에 천주가 계신다. 그분은 삼위일체의 하나님이시고, 전능, 전지, 전선하시다. 공의로우시고, 천지만물 일월성신을 조성하신 분이시다. 선한 이에게 상을 악한 이에게 벌을 주시는, 유일무이의 큰 주재자가 바로 이분이시다. 

 

군주에게 충군애국하듯, 모든 것은 우리에게 베푸신 하나님(천주)께 충효를 다해야 한다. 공자 왈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데도 없다”고 하셨다. 

 

“어째서 하나님(천주)는 인생의 현세에서 선악에 대한 상벌을 주지 않느냐” 고 물으면서, 전도자는 자연스럽게 천당과 지옥을 설명하고 있다. 

 

“옛날 요 임금은 ‘저 흰구름을 타고 제향(帝鄕:하나님이 계신 곳)에 가면 또 다른 무슨 생각이 있으리오’라고 하였고, 우 임금은 ‘삶이란 붙어 있는 것이요 죽음이란 돌아가는 것이다’라 하였으며, 또 ‘혼은 올라가는 것이요 넋은 내려가는 것이다’라 하였으나, 이는 족히 영혼불멸의 뚜렷한 증거입니다. 

 

만약 사람이 하나님(천주)의 천당과 지옥을 보지 못하였다 하여 그것이 있음을 믿지 않는다면, 이는 유복자가 자기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 해서 아버지가 있음을 믿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라고 논리적으로 반문하고 있다.

 

이어서 영생복락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그의 사심과 죽으심과 부활과 승천과 재림의 교리를 축약하여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말미에, 

“바라건대 우리 대한의 모든 동포와 형제자매는 깊이 반성하고 용진(勇進)하여 지난날의 죄과를 깊이 참회함으로써 하나님(천주)의 의로운 아들이 되어, 현세에서는 도덕시대를 만들어 함께 태평을 누리다가 사후에 승천하여 상을 받아 무궁한 영복(永福)을 함께 즐기기를 천만번 바랍니다.”라고 권면하며 전도 설교를 마치고 있다.

 

멋지다^^

 

(안중근, <<안중근 옥중 자서전>>, 열화당, 2019, p.28~34)

 

2019.08.18(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