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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1: 집착

2021.06.17 15:57

관리자 조회 수:5

4021

 

페친 박창수 선교사께서 페친 구애경 님께 보낸 친필 편지에 동봉한 성구를 이 아침에 접했다. 내 인생 말기에 접어들면서, 지난 해 이스라엘 성지순례 화보문집을 집필하면서, 내 심비에 각인 된, 나그네 정체성을 재확인해 준 말씀이 두 분이 주고받은 서신에 입력 되어 있었다. 

 

"주 앞에서는 우리가 우리 열조와 다름이 없이 나그네와 우거한 자라 세상에 있는 날이 그림자 같아서 머무름이 없나이다(대상 29:15).”

 

나야, 살만큼 살았고, 살아보니 우리 열조와 다름이 없이 나그네와 우거한 자,라는 자기 정체성을 갖게 되었고,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지만, 아직 한참 어린(쏘리) 후배들이 서둘러 나그네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는 고백이 기특하고, 충격이다. 그래, 그분들은 학식이나 신심이나 자기 성찰의 힘이 나와 비교할 수 없을 만치 승한 것을 내 인정해 왔기 때문에, 기특하다는 표현이 그분들에게 무례를 범하는 거라 생각한다. 참 대단한 분들이다. 땅강아지처럼 땅에 집착하여, 땅이나 파대며, 이 땅에서 부귀영화를 득하려는 탐욕에 찌든 나, 이 근시안과는 어찌 비교할 수 있으랴!! 

 

집착 인생인 나. 

 

집착(執着) 어떤 일이나 사물에 마음을 쏟아, 버리지 못하고 매달림.

 

집착의 총화인 나.

부끄럽지만, 나열해 본다.

 

편집증적 집착, 교조주의적 집착, 성과주의에 집착, 네임 밸류에 집착, 타인의 평가에 집착, 흘러간 과거에 집착, 서푼 입지 확장에 집착, 자기 의에 맹목적 집착, 사사로운 잡스러움에 집착, 정략적 이익에 집착, 눈 앞의 이익에 집착, 감정적 흡집내기에 집착, 현세의 욕망에 입착, 세상에는 없는 공의, 공정에의 집착. 핏줄, 배움 줄, 땅 줄에 집착, 허탄한 명제에 집착, 자폭 자기애에 집착, 고착된 사유와 이념에 집착, 지엽적 문제에 집착, 원한과 원망에 집착, 지나친 애증에 집착, 부질 없는 명분에 집착, 도덕적 결벽증에 집착, 시한 폭탄 이생에 집착, 스타성에 집착, 적법성에 집착, 소소한 이해 관계에 집착, 세간의 평에 집착, 국부적인 문제에 집착, 애욕에 집착, 이상론에 집착, 휘발성 의분에 집착, 헤픈 베품에 집착, 본토와 아비 집에 집착, 등등.

 

너무 나는 다채롭다.

별의 별 집착으로, 나는 나를 갉아먹고 있다.

 

모든 집착을 십자가에 못 박아버리신 벌거벗은 예수를 좇지 않고

나는

그분의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 뽑는 일에 집착해 왔다(시22:18, 요19:23,24).

 

예수를 벌거벗기고, 우려 먹는 일에 집착해 왔다.

이생의 영원무궁을 궁구하며..

 

스스로 벗을 힘이 내겐 없는 나의 집착.

나를 벗겨주소서!!

말갛게.

 

나그네의 나그네 답게 됨을 위해서.

 

2021.06.1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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