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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1: 시/땅끝 풍경소리

2021.06.24 11:28

관리자 조회 수:7

4031

 

바람에 이는 풍경風磬소리가

따랑따랑 따르 르르르르르르르

단추처럼 각질화 된 마디마디가 다투며 내는 

방울뱀 꼬리에서 나는 

경종이라 여기게 된 소스라치는 

현장감 없는 수풀 더미 속에 찰나 머물 터를 닦고 있다  

 

따릉따릉 카톡카톡 혈기 방장한 소음으로

피를 마르게 한 스올에서 겨우 벗어나는가 싶었는데

찬피 동물 횡행하는 골짜기로 틈입해 든 이방인을 

경계하는 쇳소리가 내심 날카롭다

 

양수를 터뜨리고 나온 태아가 

울어젖히는 출생 신고식으로 입소하는 이유처럼  

천국일지라도 쉬 녹아들 수 없는. 

퇴행만을 거듭해왔던 자폐적 단독자의 실존적 위기감을 더 부추기듯

더 거세진 바람에 풍경소리가 팔부능선이다 

 

쉼은 숨이나  

숨결 고른 숨이란 도시 있을 수 없는 차안此岸은 

땅끝조차도 땅끝이라며

 

2021.06.24(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