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4034: 시/십~분

2021.06.29 09:03

관리자 조회 수:6

4034

 

십~분

 

눈깔에 불을 켠듯 닥터는 매운 훈시를 쏟아냈다 

아이패드는 물론이고 이젠 책도 멀리하세요

내심 건조해진 육신으론 볼 것 다 보고 살 수는 더 이상 없으니 

밖에서 오는 구원처럼 인공 누액 철철 넘쳐흐르게 퍼부으세요 눈 마를새 없이   

 

뒤집고 물불 안가리고 덤벼들던 눈깔 그만 내리 깔고 살라는 말쌈이었다    

 

말도 안 되는 말쌈이라며

예루살렘 밖에서는 죽는 법이 없다는 선지자들처럼

죽더라도 서서 죽을 터이니 

눈 뽑힐 때까지 눈깔을 곤두세우며 살 거라고 눈알 부라리며

안과 문을 박차고 나왔다

 

핸폰을 열어 예스24 어플을 마구마구 눌러댔다 

걸신들린듯 바로구매를 신청한 책들이 득달같이 날아들었다

눈은 청맹과니가 되어갈지라도

아직 구매입력할 힘이 여전한 엄지의 강력을 강력에 강력으로 구사하리라 

옹근 맘으로 다짐한다 

 

죽어도 죽지 않는 난 불사조이니까

결코 죽지 않는 십~분이기에

 

2021.06.27(주일) 밤 11시 십~분이다.